[슬기로운 설 소비생활①] “설 선물 부담되네”…고물가에 선물 가격 상승

입력 2023-01-16 17:00 수정 2023-01-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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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비용, 약 4% 올라…선물세트 값은 10~25%씩 비싸져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오랜만에 차례를 지내기로 한 주부 A(43) 씨는 치솟는 물가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차례상은 물론이 친척들의 식사에 술상까지 챙겨야해서다.

#명절에 큰댁을 방문하기로 한 B(50) 씨는 친척들에게 줄 설 선물 고르기가 부담이다. 2~3만 원대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예상보다 부실한 구성에 걱정이 앞선다. 선물을 5만 원대에 고르려다 보니, 선물할 곳이 많아 고민에 빠졌다.

치솟는 물가에 설을 앞두고 서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수용품은 물론 최근 가공품 값도 꾸준히 올라 선물세트 가격도 치솟았기 때문이다.

◇차례상 비용은 4% 내외 올라

16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이달 2일부터 3일까지 서울 25개 구의 90개 시장 및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에서 설 제수용품 25개 품목의 가격 조사 결과 평균 구입 비용이 4인 기준 29만4338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8만3923원보다 3.7% 늘어난 수치다.

한국물가정보가 설을 2주 앞두고 실시한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 조사에서는 전통시장 약 25만4000원, 대형마트 약 35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비용이 지난해 설에 비해 각각 4.1%, 2.1% 늘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 연휴를 이틀 앞둔 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승차장으로 귀성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 연휴를 이틀 앞둔 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승차장으로 귀성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이달 10일 설 성수품 28개 품목을 대상으로 전국 17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를 조사한 결과, 올해 설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31만259원으로 지난해 대비 0.4% 소폭 하락했다.

높은 물가와 달리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큰 폭으로 오르지 않은 이유는 정부가 설 성수품 공급 물량을 늘렸서다. 실제 식용유와 밀가루 가격 상승률이 각각 28.0%, 21.6%로 다소 높았으나, 정부가 성수품 비축 물량을 평시 대비 1.5배 확대 공급하며 곶감(-18.5%), 단감(-17.1%), 배(-12.2%) 등 과일류 가격이 지난해 설에 비해 평균 8.7% 하락했다. 채소류의 경우 시금치 13.8%, 깐 도라지 12.7%, 삶은 고사리 11.8% 등은 가격이 올랐지만, 숙주(- 3.3%)와 대추(-1.8%)는 가력이 하락해 채소류 인상폭은 평균 6.5%였다.

◇치솟는 가공품 물가…“선물없이 친척집 방문해야하나?”

차례상 비용보다 부담이 높아진 품목은 설 선물세트다. 지난해 식품업체들이 가공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면서 선물세트 값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본지 취재 결과 대형마트에서 카놀라유와 우리팜델리, 잇츠팜 등으로 구성된 청정원 종합2호 선물세트는 지난해 설 당시 정상가 3만4800원에서 올해는 4만2800원으로 23% 올랐다. 사과식초와 올리고당, 맛술, 카놀라유, 잇츠팜 등으로 구성된 종합 16호는 4만6800원에서 5만7000원으로 22% 뛰었다.

스팸과 카놀라유, 허브맛솔트, 진한참기름으로 구성된 CJ제일제당의 특별한 선택 T-2호는 올해 정상가 2만5900원으로 작년 2만900원에 비해 24% 가량 비싸졌다. 스팸과 카놀라유로 구성된 스팸복합 2호는 지난해 4만900원에서 올해 4만4900원으로 비싸졌다.

선물 가격 부담이 커지자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대형마트 사전예약 프로모션을 찾는 ‘알뜰족’은 크게 늘었다. 이마트가 지난달 1일부터 진행한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매출(2022년 12월 1일~2023년 1월 9일)은 지난해 설에 비해 14.1% 증가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1일부터 23일까지 초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5% 신장했을 정도로 소비자들 관심이 높았다.

롯데마트도 지난달 사전예약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약 20% 늘었다. 5만 원 미만 과일세트 판매는 작년 설과 비교해 20% 이상 증가했고, 3만 원대 사과·배 선물세트 판매량은 약 50% 이상 치솟았다. 또 1만 원 미만 가격대의 김 선물세트 신장률은 약 40%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대형마트의 선물세트 사전예약이 저렴하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지면서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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