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 먹어서 고친다…대세 부상한 영양 정신의학

입력 2023-01-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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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영양소, 식욕 해소 넘어 뇌건강 핵심요소로 주목
아미노산과 비타민 제공해 우울증, 뇌위축 등 해소에 도움
다른 의학에 비해 대규모 임상 결과 부족한 게 단점

▲캐나다 토론토의 한 전시장에 2021년 7월 21일 뇌와 관련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토론토(캐나다)/신화뉴시스
▲캐나다 토론토의 한 전시장에 2021년 7월 21일 뇌와 관련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토론토(캐나다)/신화뉴시스
배고파서 신경질을 내고 배가 불러서 여유로웠던 기억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일이다. 식사의 즐거움은 우리 정신과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일부는 엔도르핀을 활성화해 매우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하지만 음식이 주는 효과를 그저 식욕 해소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가 어떤 음식을 섭취하느냐에 따라 정신건강도 크게 좌우될 수 있다. 특히 정신건강 장애가 증가하는 요즘, 점점 더 많은 과학자가 음식이나 영양소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최근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영양 정신의학이라 불리는 이 분야가 의학계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음식 섭취에 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인간은 가금류나 햄, 생선에 포함된 동물 단백질로부터 스스로 만들 수 없는 많은 아미노산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엔 티로신과 트립토판도 포함되는데, 이는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과 기분 조절을 돕는 세로토닌 생산에 필수적이다. 또 브뤼셀 콩나물엔 뇌에 도움을 주는 엽산이 포함돼 있고, 비타민C가 풍부한 크랜베리는 도파민을 노르아드레날린으로 전환하는 데 역할을 해 인간의 우울증 해소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스페인 론다의 한 마트에서 지난달 27일 소비자가 채소를 살피고 있다. 론다(스페인)/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론다의 한 마트에서 지난달 27일 소비자가 채소를 살피고 있다. 론다(스페인)/로이터연합뉴스
이 모든 건 뇌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성인의 뇌는 신체 질량에서 약 2%만 차지하지만, 대사 에너지의 20%를 사용하는 아주 중요한 부위다. 문제는 인간이 현재 하루 섭취하는 정도로는 뇌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성인의 10%만이 하루 권장량의 채소를 섭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국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게다가 흔히 건강보조제에 적힌 하루 권장섭취량(RDA)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병사들의 신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으로 만들어진 만큼 뇌와는 큰 관련이 없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한다.

다른 의학 분야보다 영양 정신의학에 관한 연구가 적은 것도 아쉬운 점이다. 몇 년에 걸쳐 실험적인 식단을 고수할 만한 참여자가 부족해 무작위임상(RCTS)을 진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종종 영양보충제 판매자가 과학적 입증을 넘어서서 홍보하는 경우가 생겨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대신 현재는 특정 식품, 영양소와 질병 사이의 연관성을 찾으려는 관찰 연구가 성행하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들은 식단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대표적으로 채소와 과일, 콩류, 붉은 고기 등을 꾸준히 섭취하면 뇌졸중이나 인지장애,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감소한다는 연구나 녹차 등에 함유된 폴리페놀이 노화와 연관되는 뇌 위축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가 그렇다.

이코노미스트는 “영양 정신의학 분야에 관한 대규모 연구가 없지만, 현대 의학은 사람들이 먹는 것과 정신건강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을 뒷받침한다”며 “기업이 후원하는 연구 결과는 자신들에 유리한 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신뢰하기 어려워 정부나 대학 등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게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느 것도 좋은 식단의 필요성을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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