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위험이 대수냐”…규제 풀린 송도·세종 갭투자 ‘쑥’

입력 2023-01-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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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신도시와 세종시 지역의 아파트 갭투자가 지난해 규제해제 이후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지역 아파트값은 지난해 누적 평균 15%가량 하락해 전국에서도 집값 하락률 상위 지역에 오른 곳이다. 단기간에 집값이 하락하자 가격 저점론이 불거졌고, 부동산 규제까지 풀려 주택 매수 부담이 줄어들자 집값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갭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국적인 아파트 전셋값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고, ‘깡통전세’(주택 매맷값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주택) 우려가 빌라시장을 넘어 아파트까지 번지고 있는 만큼 무리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 통계 분석 결과 최근 3개월(11월 이후) 기준 전국 갭투자 매매 증가지역 상위 5위 지역에 인천 연수구(2위)와 세종시(5위)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송도신도시가 속한 인천 연수구는 이날 기준 갭투자 건수는 40건으로 전체 거래량(384건)의 10.4%에 달했다. 연수구 내 아파트 거래 10건 중 1건 이상은 갭투자라는 뜻이다. 세종시 역시 28건의 갭투자가 이뤄져 전체 거래량(471건)의 5.9%가 갭투자였다.

인천 연수구와 세종시는 최근 6개월(지난해 8월 이후) 기준 갭투자 거래증가지역 상위 5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인천 연수구와 세종시 갭투자는 최근 3개월에 내 집중된 셈이다. 두 지역은 지난해 11월10일 정부가 부동산 규제지역을 대규모로 해제하면서 비(非)규제지역으로 바뀌었다.

부동산 비규제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규제지역 40~50%)까지 확대된다.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등 각종 부동산 세금 부담도 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사들일 때보다 대폭 줄어든다.

또 송도신도시와 세종시는 공통으로 집값 급등 이후 지난해 15% 이상 집값이 급락하면서 신고가 대비 아파트값이 많이 하락한 곳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은 누적 7.22% 하락했다. 반면 세종은 이 기간 16.7% 떨어졌고, 인천 연수구 역시 15.1% 내렸다. 지난해 말에는 일부 급매물들이 직전 신고가 대비 절반 수준에 팔리면서 '반 토막' 거래가 속출했다. 집값이 많이 하락하고, 규제까지 풀리자 지역 내 핵심 단지를 중심으로 갭투자가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더샵퍼스트파크 전용면적 84㎡형(15층)은 지난해 11월24일 8억 원에 팔린 뒤 지난 3일 전세보증금 3억5000만 원에 계약서를 썼다. 같은 평형은 2021년 9월 13억7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최근 시세는 고점 대비 5억7000만 원이나 하락한 금액이다.

또 세종시에선 새롬동 새뜸1단지 메이저시티푸르지오 전용 84㎡형(9층)이 지난달 9일 5억9000만 원에 거래된 뒤 약 한 달 만에 전세 2억3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해당 평형 역시 2021년 2월 최고 9억3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집값 급락을 피하지 못하고 3억4000만 원 내린 금액에 팔렸다.

이렇듯 규제 하락과 집값 저점론이 확산하면서 갭투자가 늘고있지만, 집값 내림세가 이어지는 만큼 섣부른 투자는 피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올해 입주물량이 늘어나고, 전셋값이 더 하락할 위험이 큰 만큼 투자목적의 갭투자는 위험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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