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기저 높아 큰 증가세 기대 어려워"
"원가 부담 완화 2분기 이후 가능할 전망"
과거 경기 침체기마다 방어주 역할을 톡톡히 해온 음식료주가 올해도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업계 의견이 갈린다. 다만 가격(P)이나 생산량(Q)보다 생산비용(C)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한 목소리가 나왔다.
13일 DS투자증권은 올해 경기 불황 속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전통적으로 불황에 강했던 음식료 업종이 실적 안정성을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여력 감소에도 필수 소비재인 음식료품의 소비는 크게 줄지 않고 오히려 가성비 좋은 제품 수요나 기호식품 소비가 늘어난다”며 “이에 더해 가격 인상 효과는 원가 부담이 완화하는 시기 수익성 개선으로 나타나 실적 안정성을 높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 시장에서도 음식료 업종인 시장 하락 시기 방어주 역할을 해왔다. 90년도 이후 시장 수익률이 저조할 때 음식료 업종의 상대 수익률은 대체로 높은 모습을 보여왔다”며 “올해 경기 침체와 소비 절벽 우려 속에서 음식료 업종은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외식물가 상승 부담으로 내식 수요가 증가하며 가정간편식(HMR) 등 가공식품 수요가 유지되고, 저렴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라면과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탄산음료 판매도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내식 시장의 반사 수혜를 예상하면서도 식료품 업계 원가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등 원가 가격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식용유 등의 가격은 2020년부터 이어진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해 식물성 유지 제조기업들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며 “곡물 가공품 판매 가격도 소맥 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이 동반되며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유제품 역시 마찬가지”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경기 침체기에는 식료품 출하가 탄탄했으나 올해는 2020~2022년 팬데믹 기간 동안 식품 출하량이 이미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 과거 경기 침체기와 다른 기저를 형성했다”며 “따라서 올해 식품 판매는 큰 폭의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202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음식료품 업종 주가는 평균 10.54% 상승했다. 2022년 코스피 지수가 24.9% 하락하는 동안에도 0.5% 상승하며 이미 방어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한 연구원은 “올해 식료품 업종은 추가 가격 인상으로 매출액은 성장 추세를 이어가겠지만,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원가 상승분이 추가로 가격을 전가한다면 가격 저항이 불가피하다”며 “결국 원가 등 생산비용이 유의미하게 하락 반전해야 생산량과 수익성도 되살아날 수 있으므로 핵심은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음식료 업계 실적에 대한 전망은 갈렸지만 핵심 요소는 원재료 등 생산 비용이라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계 영업이익의 경우 산업 전반에 걸친 원·부재료 비용부담 관련 우려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환율 상승에 원·부재료 가격, 운임 및 인건비 등이 전례 없는 수준의 부담으로 이어져 회복에 대한 기대는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원·달러 환율 흐름과 높은 변동 폭을 고려할 때 해외실적 환산에 따른 외형성장의 긍정적 효과와 원가부담이라는 부정적 요인이 맞물려 있다”며 “올해 1분기는 환율에 우호적인 영향을 가진 수출 중심 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