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나경원 ‘해임’…윤핵관 저격에 결별 통보

입력 2023-01-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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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尹 나경원 저출산위·기후환경대사 '해임'했다"
사의 재가 아닌 '해임'…사직서 던지고 각 세우자 결별 통보
羅 "바위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당신들은 진정 尹 위하지 않아"
후임들 모두 尹 소속 위원회서 기용…저출산위·탄소중립녹색성장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2023년 동작구청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2023년 동작구청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에서 해임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나 전 의원의 사의를 재가한 게 아닌 ‘해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용산 대통령실은 이날 김 수석이 나 전 의원 해임을 브리핑하는 동시에 윤 대통령이 신임 저출산위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를 임명했음을 밝혔다. 해임과 후임 임명을 동시에 밝힌 것이다.

김 수석은 청사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오늘 나 전 의원을 저출산위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했다”며 “신임 부위원장에는 김영미 저출산위 상임위원을, 신임 기후환경대사에는 조홍식 서울대 로스쿨 교수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의 저출산위 부위원장 사의 표명에 대해 윤 대통령이 재가한 것인지에 대해 해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김 수석이 해임이라고 표현했다”고 짚었다.

즉, 나 전 의원의 의사를 존중하는 게 아닌 일방적으로 해임시킨 것이라는 모양새를 부각시킨 것이다. 이는 나 전 의원이 같은 날 사의 표명 나흘 만에 사직서를 저출산위에 제출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저격하며 각을 세운 데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결별 통보’다.

나 전 의원은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를 지키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 2019년 12월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날 때 제각 국민과 당원들께 드렸던 말씀”이라며 “그 뜻과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다.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가리거나 막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는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러 떠난다”고 밝혔다.

나 부위원장이 ‘출산 시 대출 탕감’ 정책 아이디어를 두고 대통령실과 신경전을 벌이고 사의 표명을 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친윤(親윤석열) 여권 인사들은 익명으로 언론에 나서 나 부위원장을 비난하거나 그의 의도를 추측한 바 있다. 때문에 나 부위원장의 페이스북 글은 윤핵관을 겨냥한 것이고, 이는 사실상 윤 대통령의 만류를 뿌리치고 당권에 도전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나 전 의원 후임으로 임명된 이들은 기존 대통령 직속 위원회 인사들이다. 김영미 신임 부위원장은 저출산위 상임위원을 맡아왔고, 조홍식 신임 대사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해당 인사는 내주 국무회의를 거친 뒤 윤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재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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