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악화에”…올해도 건설사 줄줄이 ‘수의계약’ 행진 이어지나

입력 2023-01-15 14:03 수정 2023-01-1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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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설사들의 치열한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사라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분양시장 침체로 사업 리스크가 커지자 건설사들이 선뜻 입찰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금리 인상, 미분양 증가 등 사업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의 마수걸이 수주가 속속 나타나는 가운데 대부분이 경쟁사가 없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2곳 미만의 건설사가 시공사 입찰에 참여하면 자동으로 유찰된다. 2차 입찰 역시 단독 응찰로 유찰이 되면 조합은 응찰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이달 7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을 수의계약으로 맺었다. 조합은 앞서 지난해 두 차례 현장설명회를 개최했지만, 경쟁사 없이 현대건설만 참여하면서 유찰되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

DL이앤씨도 7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 강북5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따냈다. 이곳은 지난해 8월 1차 현장설명회 당시 DL이앤씨를 포함해 삼성물산,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 굵직한 대형사들이 참석해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정작 1, 2차 입찰 모두 DL이앤씨만 참여하면서 결국 이번에 조합과 수의계약을 맺었다.

포스코건설도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신동아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곳도 지난해 열린 1차 현장설명회 당시 15개 건설사가 참여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포스코건설만 시공사 입찰에 단독으로 응찰하면서 수의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최근 사업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선뜻 정비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지 못하고 있다.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공사비를 올려야 하지만 미분양 부담으로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는 54.3을 기록했다. 12월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37.3)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하일수록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수의계약 형태의 수주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내 한 공사 현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내 한 공사 현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신당8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수의계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공고를 냈다. 조합은 앞서 두 차례 입찰을 진행했지만, 포스코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이곳 이외에도 청량리6구역(GS건설), 청량리8구역(롯데건설) 등도 수의계약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상단 기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아울러 주택시장 수요도 감소하면서 수익을 우선해야 하는 건설사로서는 철저한 사업성 분석으로 선별적 수주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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