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거래일 만에 3조1000억 원 뭉칫돈 몰려
3일 2200선 붕괴됐던 코스피, 2400선 돌파…‘외인의 힘’
12월 1조7000억 원의 물량을 쏟아내던 외인이 11거래일 만에 2조9000억 넘는 물량을 쓸어담으며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리스크가 해소됐고, 1월 들어 점차 열리고 있는 중국 시장과 크게 낮아진 환율 등이 대량 자금 유입 원인으로 꼽힌다.
1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2일부터 13일까지 총 2조9203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조6995억 원 순매도를 보였던 태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덕분에 코스피 지수도 크게 오르고 있다. 3일 장중 2200선이 붕괴되기도 했던 지수는 9일 2350선을 돌파하더니 13일 기준 2386.09로 장을 마쳐 24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 순매수 유입의 이유로는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우선 12월에 있었던 대주주 양도세 기준, 금투세 유예 등 국내 정책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점이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은 기존 유지로, 금투세는 2년 유예로 결정해 급한 불을 끈 점이다.
또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빗장을 걸어 잠그던 중국이 최근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이로 인한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반사 수혜가 예상되는 점도 이유로 제시된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으로 정책 리스크가 부각되며 유출됐던 외국인 자금을 상회하는 자금의 순유입을 이끌어냈다” 면서 “한국은 대중 수출이 2022년 22.9%에 달해 중국의 정상화 진행에서 수출 규모 확대를 기대할 수 있어 수혜국의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크게 낮아진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의 유입을 이끄는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1440원대 까지 올랐던 환율이 점차 낮아져 12월엔 1300원대, 최근엔 1250원대도 붕괴되면서 13일 기준 1241.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인들이 환율에 따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장에선 국고채 3년 금리가 최근 기준금리(3.5%)를 하회하면서 당분간 달러 약세 방향의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선 경기침체에 막 들어선 상황에서 올해 첫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을 앞두고 있는 등 불확실성을 줄 수 있는 과제들이 많아 안심하긴 이르다는 반응도 나온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FOMC에서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가 강하게 확인될 공산이 있고, 금리를 따라가는 증시의 급등은 당장 더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익 모멘텀은 악화되는데 단기적으로 금리의 상승을 좇았던 종목이 있었다면 상대적으로 조정 폭 클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