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여파?”…설 차례상 비용, 전통시장-대형마트 차이 좁혀졌다

입력 2023-01-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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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차례상 비용, 대형마트 대비 차이 23.2%→17.9%
과일ㆍ채소류 제외한 육류ㆍ수산물류 등 가격 상승 견인
“소상공인 규모 작을수록 3고에 더 큰 타격을 입어”

▲12일 서울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 기조가 꺽이지 않자 올해 전통시장의 설 차례상 비용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의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전년 대비 4.3% 상승해 26만2645원을 기록했다. 대형마트와 비교하면 비용 차이는 5.3% 줄어든 수치다.

16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설 제수용품 가격비교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데 드는 비용(4인 기준)은 전통시장이 평균 27만656원, 대형마트는 32만9473원이었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에 비해 5만8817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 제수용품 가격과 비교하면, 설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이 3.1% 상승했지만, 대형마트는 3.6%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가격 차이는 5.3% 감소해 17.9%로 좁혀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통시장은 고물가의 여파로 과일류, 채소류를 제외한 육류, 수산물류 등이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대형마트는 수산물류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하락했다. 육류는 지난해 전통시장에서 11만6268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12만1608원으로 올랐다. 대형마트에선 지난해 16만357원을 기록했던 육류는 올해 15만231원으로 감소했다. 수산물류도 전통시장에선 지난해 1만9561원 평균가를 기록했지만 올해 2만606원 올랐다. 반면 대형마트는 2911원 줄어들었다. 전통시장에선 가격이 올랐지만 대형마트에선 유지 또는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올해 27개 전체 조사품목 중 19개 품목에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시장이 가격 우위를 보이는 주요 품목은 고사리(66.7%), 깐도라지(65.6%), 대추(47.7%), 동태포(45.5%), 숙주(42.8%), 쇠고기(탕국용)(34.7%) 순으로 조사됐다.

소진공에 따르면 과일류, 채소류는 작황 호조에 따른 생산량 및 저장량 증가로 가격이 안정적인 편이다. 하지만 최근 한파와 폭설로 대파와 무 등 일부 채소류는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고기는 도축 마릿수 및 공급 증가로 가격이 안정적이고, 돼지고기는 생산량과 공급량이 증가했으나 외식 수요 증가 및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위기감 확산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상공인ㆍ자영업자는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대기업보다 물가 상승 여파를 크게 체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에 발표된 소상공인연합회의 ‘2023 소상공인 경영전망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규모 작을수록 3고에 더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의 고용 규모별로 비교해본 결과, 고용원이 없거나 가족끼리만 근무하는 경우 ‘매우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수치가 76.8%였다, 1~2명인 경우는 70.5%, 3~4명인 경우는 68.3%, 5~9명인 경우는 67.5%를 기록했다.

소상공인의 경영성과와 전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원인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사업체 운영시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소비 위축에 따른 매출 하락이 66.3%, 원부자재 가격 인상 41.6%, 경영자금 조달 및 금융비용 증가 32.7% 순으로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실제로 3고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이 입증된 셈이다.

이에 따라 가장 강화해야 하는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으로 ‘대환대출·저금리 대출 등 금융지원 확대’가 64.2%로 가장 큰 비율로 꼽혔다. 소상공인이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 세제 혜택 확대 39.1%,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소상공인 부담 경감 34.8% 등이 뒤를 이어, 해당 분야에 대한 정부의 정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남수 소공연 정책홍보본부장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019년 말 1.25%에서 현재 3.25%까지 인상돼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만 연 4.93~8.11%에 달한다”며 “소상공인들은 이보다 높은 금리의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라 이에 따른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므로 금융비용을 경감할 수 있는 정부의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은 “이번 설 명절을 맞이해 오는 31일까지 온누리상품권을 특별판매 중”이라며 “총 상금 5억 원 규모로 온누리소비복권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 명절기간 신선한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전통시장에서 알뜰하게 장을 보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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