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판교는 ‘백투더오피스’ 전쟁 中…"근무제 갈등은 소통 부재의 문제"

입력 2023-01-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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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조 "잦은 근무제 변경, 김범수 창업주와 대화원해"
'리더십' 문제 해결, CAC 컨트롤 타워 역할 해야…협의 요청

▲서승욱 카카오 지회장이 17일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크루유니언 책임과 약속 2023'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수천 기자 int@
▲서승욱 카카오 지회장이 17일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크루유니언 책임과 약속 2023'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수천 기자 int@

펜데믹 종식과 함께 ‘사무실 복귀’를 외치는 IT 기업이 늘어나면서 판교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바뀌는 근무제도뿐 아니라 변경 과정과 통보 시기 등을 두고 불만이 커지면서 노조 가입률은 크게 늘었다.

카카오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17일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책임과 약속 2023’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조합원(공동체 전체)이 약 4000명 규모로 늘어났고, 공동체 교섭 법인이 9곳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공동체 가입률은 30% 이상이다. 카카오 조합원은 현재 1900여 명으로 카카오 노조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과반 달성이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IT 노조 중 과반 노조는 네오플, 한글과컴퓨터, 카카오모빌리티 등이다.

서승욱 지회장은 최근 조합원 급증 요인에 대해 “지금 시기에는 근무제도 문제와 경영진 교체 등으로 인한 변화 등이 포함돼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일각에서 보도되는 것처럼 근무제도 변경 이후 노조 가입률이 10%에서 갑자기 50%까지 증가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2018년 조합원 100명 수준에서 여러 사안을 거치며 1000명 규모로 늘었고, 2021년 카카오페이 블록딜 사태 후 2000명,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등 사태 후 3000명 수준으로 점차 증가했다는 취지다.

서 지회장은 재택 종료 보다는 잦은 근무제도 변경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소통의 부재가 더 큰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는 2021년 유연근무제 2.0 발표 뒤 2022년 5월 메타버스 근무제, 6월 파일럿 근무제 등을 시행하겠다고 했다가 12월 오피스퍼스트를 골자로 한 카카오ON 근무제를 발표했다.

서 지회장은 “1년 사이에 근무제가 계속 변화하는데 이런 잦은 의사결정의 변경이 무리하게 다가오고 있고, 1월에 적용되는 것이 일주일 남지 않은 시점에 발표돼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원칙 없는 근무제 변경에 반대하며 근본적으로 소통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 같은 경우에는 12월 말 발표하고 '놀금' 제도는 2월부터 바뀌지만, 재택근무 여부에 관련해서는 3월부터 적용하게 돼 있는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월에 제도가 발표되고 2월부터 적용이 되기 때문에 굉장히 급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급작스럽게 발표가 된 것 자체가 굉장히 구성원들에게는 스트레스가 심하고 압박이 되는 부분이고, 그 과정에서 논의가 전혀 없었다는 부분도 저희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지회장은 “논의할 시간이 조금 있는 곳은 회사와 대회를 통해서 해결 방안을 찾아보려고 하지만 논의할 시간 자체가 없는 곳들은 대화보다는 다른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제도 변경에 대해 저희가 대응할 수 있는 부분들, 법률적 검토하든지 이런 부분까지 같이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IT업계에 ‘재택’ 관련 갈등이 커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택 여부, 원격 여부가 삶에 매우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며 “변화에 다시 적응해야 할 충분한 시간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IT 노조와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할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라며 “재택 제도화에 대해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연구 과제를 같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지회장은 “실내 마스크 해제 조치가 근거가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메타버스 근무제 이야기가 나올 때만 하더라도 이것(재택)을 어떤 포스트 코로나에서 뉴노멀 적인 상황이라고 정의했었다”고 짚었다.

서 지회장은 “기술의 발전이라든지 그런 툴의 발전으로 인해 기존보다는 훨씬 더 원격 상황에서의 업무 효율이 늘어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회사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생한 IDC 화재 당시 재택근무로 인해 대응이 미흡했다는 의견도 반박했다. 서 지회장은 “실제 현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부분들은 많지 않고, 오히려 원격 상황에서 대응을 더 빨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도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 지회장은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등과의 공개적 대화를 요청했다. 서 지회장은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과 대화를 원한다”며 “수차례 제안했음에도 공개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공개적 협의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이런 논의를 하고, 크루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알고 계신지가 궁금하다”며 “브라이언(김범수)을 대상으로 질문도 올리고 하지만 최근 답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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