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테슬라”…개인 투자자, 국내 주식 팔고 미국 주식 샀다

입력 2023-01-18 16:08 수정 2023-01-1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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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 원 넘게 매도
반면 미국 시장선 6억 달러 이상 매수
고점 대비 1/3 수준이어도…테슬라,순매수 1위 굳건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테슬라 사고, 삼성전자는 팔고.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개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 원 넘게 팔아치웠지만, 미국 주식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최고점에서 1/3 가격으로 내려온 테슬라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6억1962만 달러(약 7710억 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4692억 원 순매도한 것과 정반대 투자 패턴을 보인 것이다.

이들은 가장 사랑한 종목은 테슬라(2억3633만 달러)다. 새해 첫 거래일 테슬라는 전장보다 12% 넘게 하락하며 108.10달러에 장을 마쳤다. 100달러 선을 간신히 지킨 것이다. 지난 한 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최대 재산 손실로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테슬라의 주가가 폭락했지만, 올해 초에도 그 흐름이 이어진 것이다.

이후 테슬라는 전기차 가격 인하 카드로 방어했다. 테슬라는 모델3, 모델Y, 모델S, 모델X에 대해 6~20% 할인율을 적용했다. 이 덕분에 중국 판매량이 급증하는 모양새다. 중국 자오상은행 산하 자오인 국제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9~15일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량은 1만2654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규모다. 또 이번 가격 인하로 복수의 모델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내 판매량 증가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9월 309.07달러에 거래된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탔다. 연초 테슬라의 주가는 고점보다 65.02%나 낮은 수치였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테슬라 매수에 열을 올렸다. 이에 힘입어 17일(현지시간) 테슬라는 131.49달러에 장을 마쳤다.

▲테슬라 차량이 배터리 충전소에 주차돼 있다. (사진=AP뉴시스)
▲테슬라 차량이 배터리 충전소에 주차돼 있다. (사진=AP뉴시스)

미국 시가총액 1위인 애플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러브콜을 보냈다. 5531만 달러(약 688억 원)를 사들이면서다. 최근 애플은 외부에서 공급받던 반제품을 자체 생산하기로 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브로드컴으로부터 공급받는 통신 반도체를 2025년부터 자체 설계 칩으로 바꾼다. 퀄컴으로부터 받는 셀룰러 모뎀 칩도 이르면 2024년 말 자체 설계 칩으로 변경한다. 자체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삼성과 LG 의존도도 줄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당분간 애플 투자가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는 애플의 목표주가를 기준 144달러에서 133달러로 낮췄다. 아이폰을 포함한 주요 상품의 수요가 둔화됐다고 판단하면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애플이 대만에 중소형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나 생산 캐파 기준 규모가 작다”며 “자체 대량 생산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은 우리 시총 1위인 삼성전자를 매도 중이다. 개인 투자자는 전날까지 삼성전자를 1조610억 원 순매도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주가가 30% 가까이 떨어져도 16조 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주가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자 거세게 팔고 있는 것이다. 올 초 5만5300원이었던 삼성전자는 이날 6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서학 투자자들은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관심을 보였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ETF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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