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증권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주요 증권사의 4분기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투자은행(IB), 트레이딩 등 사업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인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 6개 회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1406억 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4분기 기준 이들 영업이익 평균은 1931억 원으로 27.1% 줄어든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증가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3% 늘어난 197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어려웠던 4분기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증권사인 셈이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대형 증권사들도 몸을 움츠린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안전한 딜’을 발굴해내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이태원동 유엔(UN)사령부 부지 개발 브리지론 단독 투자와 올 1분기 롯데건설과의 투자 협약 등이 그 사례다.
나머지 증권사들의 실적 감소 폭은 상당이 컸다. 15%에서 최대 62%까지 실적이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23% 감소한 199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같은 기간 28.84% 감소한 1355억 원, 키움증권은 35.98% 줄어든 1589억 원을 거둘 전망이다. 이 밖에 NH투자증권(1283억 원)과 대신증권(250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15%, 62.78%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실적 하락세는 글로벌 긴축 정책 등으로 인해 위험 투자 성향을 꺼려 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져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 등이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0월부터 12월까지 세 달간 평균 거래대금은 22조720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 1분기 19조7349억 원, 2분기 17조2203억 원, 3분기 13조8251억 원 등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급기야 4분기엔 12조9989억 원으로 13조 원 바닥도 무너졌다.
다만 최근 1월 들어 장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본격적으로 반등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거래대금도 지난해 12월에 비해 미약하게나마 회복 중이다. 이에 증권가의 실적 회복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600선 수준의 반등을 예상한다”면서 “올해 1분기말로 예상했던 시장 변곡점이 앞당겨 지고 있다고 본다. 당분간 주가의 큰 폭 조정 가능성 보다는 추가 반등을 예상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