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뚝심’에 엔·달러 환율 급등..."여전히 엔화 강세 불가피"

입력 2023-01-18 15:47 수정 2023-01-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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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기를 배경으로 엔화가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국기를 배경으로 엔화가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예상을 깨고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엔화 변동성이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18일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은행은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초저금리 정책 유지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엔·달러 환율은 2.6% 올라 달러당 131.47엔으로 7월 이후 최고치를 터치했다. 일본 금융당국이 통화정책 기조를 수정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이 빗나가면서 엔화 가치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노무라의 FX 전문가 고토 유지로는 “일본은행의 이번 결정은 엔화 강세를 기대한 시장에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132엔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엔화 강세 추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임기가 3월로 종료되는 만큼 정책 기조 전환 기대감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고토는 “시장 실망에도 향후 2~3개월에 걸쳐 엔화 강세가 이어져 엔·달러 환율이 125엔까지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일본 경제 담당인 나가이 시게토 역시 “일본은행의 금리 허용 변동 폭 확대는 추가 정책 수정 기대감을 부채질한다”며 기조 전환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물가가 약 40년 만에 최고치를 웃도는 상황이어서 압박은 더 거셀 것이라는 게 시장 평가다.

미국 리서치업체 반다리서치의 비라즈 파텔 글로벌 거시 전략가는 “일본 물가가 40년래 최고치로 뛰었다”며 “일본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평가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전철을 밟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은행은 성명에서 치솟은 수입 물가 비용이 전가된 효과 때문에 소비자물가가 단기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기 전, 인플레이션을 바라봤던 관점과 유사하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진단에 실패하고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린 것처럼 결국 일본은행도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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