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2023 경영환경 보고서’ 발표
수출 기업 46.9% “환경 악화할 것”
“세제 지원 확대·노동시장 개혁 필요”
우리 수출 기업의 약 절반이 올해 경영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수출 기업의 2023년 경영환경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수출 실적 50만 달러 이상의 기업 1327곳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수출 기업의 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46.9%로 ‘개선될 것(16.9%)’이라는 응답의 3배에 가까웠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경영 환경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45.2%에 달했다. 화학공업제품(58.7%), 플라스틱 및 고무제품(56.0%),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52.0%) 등은 절반 이상이 악화될 것이라 답했다.
제품 수출 시 매출과 비용이 일치해 이익이 0이되는 수준의 환율인 ‘손익분기점 환율’은 달러당 1250원 내외로 응답된 가운데 최근 환율 하락 흐름이 강해지고 있어 수출 기업의 수익성 하락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수익성 하락으로 투자 규모를 줄이겠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국내 투자를 지난해보다 줄이겠다고 답한 수출 기업은 29.5%, 해외 투자를 줄인다는 기업은 27.5%였다.
특히 대기업의 43%는 국내와 해외 투자를 모두 줄이겠다고 답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에서 국내외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률이 45.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수출 기업의 39.5%는 수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對)중국 수출 감소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53.7%), 화학공업제품(47.1%), 플라스틱 및 고무제품(46.8%) 기업은 절반 수준이 수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었다.
수출 기업은 올해 수출의 3대 리스크로 △세계 경제 둔화 △공급망 애로 △환율·금리 변동을 꼽았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6.3%),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5.9%)은 주요 리스크로 지목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이처럼 어두운 수출 전망을 극복하기 위해 세제 지원 확대와 노동시장 개혁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의윤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우리 수출 기업의 47%가 올해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 둔화, 공급망 애로, 환율‧금리 변동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수출 기업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만큼, 세제 지원 확대, 노동시장 개혁 등 기업 수요에 대응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