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 방안이 결국 무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주택거래건수가 급증하는 등 모처럼 부동산시장에 불어온 훈풍이 사그라들 판국에 놓이게 됐다.
16일 여당인 한나라당은 15일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문제를 논의했으나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당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의총에서 당내 서울 강남·송파 지역 의원들은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경기 지역 소장파 의원들은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다음 주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사실상 당분간 실시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야당이 극심한 반대를 하는 가운데 여당도 당론을 세우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실제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최근 정부 측에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 폐지 방안은 지난달 16일 정부와 여당의 당정협의에서 발표된 것으로, 정부는 4월 국회에서 관련 법규를 개정하고, 완화된 양도세를 3월 16일 이후 거래분부터 소급 적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를 믿고 집을 사고 판 거래자가 지난달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세법이 정부 발표대로 개정되지 않으면 주택을 거래한 다주택자들은 45%의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계약금만 주고받고 아직 잔금 청산을 마치지 않았다면 거래를 되돌릴 수 있지만, 이 경우 통상 부동산 가액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손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