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리역전 괜찮다?…외국인, 장외채권 8일째 순매도 ‘금융위기후 최장’

입력 2023-01-19 11:09 수정 2023-01-1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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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역전+차익거래유인 마이너스에 공공·민간 자금 모두 유출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 지수를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 지수를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이 장외채권시장에서 8거래일째 원화채권을 팔아치우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3개월만에 가장 긴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그렇잖아도 외국인은 지난해말부터 원화채권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었다.

19일 채권시장을 보면 외국인은 장외채권시장에서 9일부터 18일까지 8거래일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는 2008년 10월20일부터 31일까지 기록한 10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최장 순매도다.

같은기간 순매도규모는 3조2660억원에 달한다. 종목별로 보면 기획재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를 2조4210억원,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통안채)를 8510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에도 채권시장에서 4조310억원어치를 빼갔다. 이는 2016년 2월(-4조2320억원) 이후 6년10개월만에 가장 많은 규모의 자금을 회수한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체크)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체크)
이와 관련해 증권사의 한 채권담당 본부장은 “외국인이 채권 현물을 팔고 있다. 재정거래를 하는 쪽에서 마진이 줄면서 언와인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미 금리역전과 달러화 강세, 자국 시장개입 용도의 자금 필요성 등 요인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앙은행과 국제기구, 국부펀드 등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었다”며 “차익거래 요인이 마이너스 수준을 기록하면서 민간자금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미 기준금리차는 단기간에 급속히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기보다는 긴 기간에 걸쳐 전반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최근 한두달사이 영향력이 커졌다 확인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은 100bp(1bp=0.01%p)에 달하고 있는 중이다(한국 3.50%, 미국 4.25~4.50%). 이달 13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까지 역전폭은 125bp에 달해 2006년 8월(-125bp)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었다.

3개월물 기준 통안채 및 라이보(리보, Libor)간 내외금리차와 스왑레이트 차이인 차익거래유인을 보면 미 연준(Fed)의 최근 금리인상 직후인 지난해 12월16일부터 이달 18일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국내에 투자할 경우 차익거래유인만으로도 곧바로 손실을 본다는 뜻이다.

최근 한국경제학회가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용인할 수 있는 한미 금리역전폭으로 75bp를 가장 많이 꼽았었다. 반면, 이창용 한은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계적으로 얼마 이상이면 위험하고,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얼마,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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