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호가단위 변경 코앞인데…“투자자 이득 vs 실효성 의문” 갑론을박

입력 2023-01-19 15:14 수정 2023-01-2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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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측 “가격 발견 기능‧거래비용 감소 긍정적”
개인 투자자 “개인 불리해져…공매도에 유리할 것”
전문가 “유불리 따지기 어려운 문제”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 제공)

13년 만에 변경되는 주식거래 호가가격단위가 자본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다. 한국거래소는 호가단위가 더 세분화하면 개인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일부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설 연휴가 끝나는 25일 새로운 시장시스템 ‘엑스추어(EXTURE) 3.0'이 도입됨에 따라 주식거래 호가가격단위가 세분화할 예정이다. 호가가격단위는 주식거래 시 최소 가격변동 단위를 말한다.

호가가격단위는 △1000∼2000원 미만 종목(기존 5원→1원) △1만∼2만 원 미만 종목(기존 50원→10원) △10만∼20만 원 미만 종목(기존 500원→100원)으로 세분화한다. 이 외 구간은 현행 호가단위를 유지한다.

거래소는 호가가격단위가 촘촘해지는 만큼 개별 투자자들이 더욱 더 원하는 가격에 맞춰 거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컨대 가격이 1만~5만 원인 종목의 경우 현재는 1만50원, 1만100원, 1만150원 단위로 거래해야 하지만, 제도 변경 후에는 1만10원, 1만20원, 1만30원 단위로 거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호가가격단위가 축소되면서 기존보다 더 적은 거래비용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는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일부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호가가격단위 변경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호가 단위가 낮아지면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이 더 촘촘하게 매물벽을 쌓을 수 있게 돼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무너뜨리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 기관과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지는 데다, 공매도 활동도 더 활발히 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은 거래비용 조금 아끼는 대신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또 호가가격단위가 세분화해 주가 반등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반응도 많다. 한 국내 주식 투자자는 “가격 구간이 촘촘해진 만큼 주가가 더 천천히 오를 것”이라며 “50원 오를 거 10원 오른다고 보면 별문제 아닌듯하지만, 투자금이 커지면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거래소 측은 호가가격단위 변경이 특정 방향으로 시세를 견인하거나 주가변동 속도를 늦춘다는 실증적인 근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가 변동 시, 호가가격단위(틱) 수보다 금액의 크기 중요하다”며 “일반적으로 투자자는 적정가격이라고 생각되는 가격에 맞춰 주문을 제출하고 기본적으로 금액변동을 고려해 투자자를 결정한다”고 했다.

이어 “일부 거래자에게 호가가격단위의 크기 및 변동이 중요할 수 있으나, 이는 틱 단위로 거래하는 소수의 알고리즘거래자에게 국한되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호가가격단위 변경은 유불리를 논하기 어려운 문제로 보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호가단위가 변경된다고 해서 어느 한쪽에 특별히 불리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가격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시도 측면에서 변경‧운영한 뒤 추가적인 소통과 논의를 통해 점검을 해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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