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막아라”…표준임대료·깡통전세 방지법 우후죽순 발의

입력 2023-01-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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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국토부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이달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국토부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인천과 서울 서부지역 일대에 빌라 전세사기가 속출하면서 청년‧서민 전세보증금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 부처가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법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 보증보험 체계 허점을 이용한 전세사기 일당의 수법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국회는 표준임대료 도입과 깡통전세 방지를 위한 법을 속속 내놓고 있다.

2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여야는 빌라 전세사기 사건을 막을 관련법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까지 나서 정책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전세사기를 막을 종합 입법안 통과를 제안했다. 심 의원은 2일 “‘빚내서 전세 살라’며 전세대출을 확대하고 공시가격의 150%까지 전세보증금을 보증해 줬다”며 “이 돈이 갭투자에 이용됐고 곧 전세사기로 이어졌다”고 했다.

심 의원은 “깡통전세가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무자본 갭투기를 근절할 것”이라며 “전세가율이 70%를 넘지 않도록 해 주택 구매자 자금이 최소 30%는 투입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해당 안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신설하는 방식이다.

또 임대인에게 정보제공 의무를 명확히 부여하기 위해 ‘표준임대차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고 대출과 세금 체납 의무를 명시토록 했다. 임대인이 중간에 변경될 경우, 임차인이 원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법안도 마련해 ‘바지 임대인’을 막는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세사기를 막기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내놨다.

전입신고 즉시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갖추고 임대차계약증서에 확정일자를 받으면 임대차 보증금채권에 대한 임차인의 우선변제권을 인정하도록 했다. 현재 전입신고 후 확정일자를 받으면 당일이 아닌, 다음날 0시부터 발생하는 것을 악용하는 사례를 막겠다는 것이다. 또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고 보증보험으로 대신한 임대인이 그동안 임대사업자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은 것을 수정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도 내놨다.

아예 표준임대료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통해 매년 주택의 공시가격과 연동된 표준임대료 제도를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채택하는 임대인에게는 양도세재산세 혜택을 줘 표준임대료 제도 정착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표준임대료는 분양주택은 분양가 60% 이하의 금액을 표준임대료로 하며, 신축 주택의 경우 토지 공시지가와 건물 시가 표준액을 합산해 전체 연면적 대비 해당 세대 연면적을 비율로 산출한 금액의 60%를 표준임대료로 설정한다.

하지만 기존에 발의된 전세사기 방지법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 국회 문턱 통과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미 정부가 통과를 추진 중인 나쁜 임대인의 정보공개법(주택도시기금법)과 임대인 미납지방세 내역 열람법(지방세징수법) 등은 2021년 발의됐지만, 국회 국토위원회 논의만 거듭 중이다.

한 야당 관계자는 “이달 임시국회도 본회의도 한 번 못 열고, 상임위도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음 달 임시국회가 열리긴 하겠지만 통과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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