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대기업의 횡포?…롯데헬스케어, 스타트업 핵심기술 ‘탈취’ 논란

입력 2023-01-20 10:49 수정 2023-01-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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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알고케어 대표 “아이디어 및 영업비밀 탈취 맞아”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의 제품 비교 (사진제공=알고케어)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의 제품 비교 (사진제공=알고케어)

롯데헬스케어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이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18일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에 따르면, 2021년 9월과 10월 롯데벤처스·롯데헬스케어가 알고케어에 투자 및 사업협력을 제안하며 몇 차례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알고케어는 해당 미팅과정에서 롯데헬스케어가 알고케어의 아이디어와 사업전략의 핵심 부분을 도용해 ‘캐즐’을 내놓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알고케어는 CES2023에서 자사 제품을 전시하던 중 여러 관람이 ‘롯데에서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냐’는 질문을 듣고 롯데헬스케어 부스를 찾았습니다. 여기서 △서비스 소개의 유사성 △디스펜서 형태 △디스펜서-카트리지 구조 △토출 방식 △카트리지 형태 △영양제 제형 △건강진단(AI) 등이 원리가 유사한 것을 확인했고, 롯데헬스케어의 기술 탈취가 맞다는 입장입니다.

해당 내용에 대해 롯데헬스케어는 즉각 설명자료를 배포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회사 측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력이 있는 기업들과 협력이 필요해 자리를 적극 마련했고, 알고케어 역시 이러한 이유로 만났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신사업 검토시점부터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며 “알고케어와 반대로 알약 제형에 상관없이 어느 제조사에서 만든 것도 사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필키’를 설계했다. 또 자사의 카트리지는 RFID 스티커를 케이스 윗면에 부착하는 형식으로 제품 정보를 담은 메모리칩을 카트리지 내에 삽입해 생산하는 알고케어와 다르다”고 해명했습니다.

▲알고케어는 자사의 제품과 롯데헬스케어 제품의 디스펜서-카트리지 구조가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제공=알고케어)
▲알고케어는 자사의 제품과 롯데헬스케어 제품의 디스펜서-카트리지 구조가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제공=알고케어)

알고케어 측은 롯데헬스케어의 설명자료에 대해 19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다시 한 번 아이디어 탈취가 맞다고 밝혔습니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본질을 호도하지 말아 달라. 알고케어의 아이디어 및 영업 비밀 이외에 다른 점을 근거로 대면서 아이디어 탈취가 아니라고 쟁점을 흐리지 말라.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의 디스펜서를 모방한 것이 맞고, 카트리지 방식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도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알고케어는 △영양제 카트리지를 결합한 개인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의 기능 및 구조에 관한 정보 △개인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 및 영양제 카트리지 관련 현행 규제 및 규제 우회 방안에 관한 정보 △디스펜서 공급 영양제 제재에 대한 보관 및 공급 방법에 관한 정보 등이 롯데헬스케어에서 탈취해간 아이디어 및 영업비밀이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정 대표는 “알고케어와 같이 영양제 카트리지에 토출 유닛을 결합해 디스펜서에 장착하는 형태는 없다. 현재 롯데헬스케어의 ‘필키’는 ‘알고케어’와 동일하다. 카트리지 역시 구조와 작동원리, 기능, 방식이 모두 동일한 제품이다. 카트리지형 영양제 자체에 영양제 정보를 자동으로 식별하기 위해 저장매체를 사용했다는 점도 알고케어의 아이디어와 동일하다”라며 조목조목 설명했습니다.

알고케어는 투자 논의 미팅 후 1년여 만에 핵심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따라하는 행위는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공정거래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판단해 법적조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굉장히 지리한 싸움이 되리라 생각하지만,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의지를 보였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국정과제로 정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해당 사건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대기업의 아이디어 탈취에 따른 중소기업의 피해를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구제하겠습니다’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중기부는 “사건 인지 즉시, 기술침해 행정조사 전담공무원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소속 전문가(변호사)를 파견해 중소기업의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라고 밝히며, 이번 논란 해결에 직접 나설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중기부는 “피해기업이 기술침해 행정조사와 기술분쟁조정을 신청할 시 신속히 조정이 성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조정불성립 시 소송비용도 지원할 계획이다. 아이디어 탈취 대응을 위해 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증거자료 확보, 법령상의 위법 여부 및 신고서 작성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세히 따지기 전에 상식에 묻고 싶습니다. 따라한 것이 아니라면 ‘우연히’ 주요 요소들을 모두 비슷한 형태로 만들게 되었다는 것인가요? 컨닝은 했는데 컨닝한 대로 안 쓰고 스스로 문제를 풀었는데 우연히 컨닝한 대로 썼다는 이야기인지요?”

정지원 대표의 질문에 롯데헬스케어가 답변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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