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편성전 세원 발굴 및 재정지출 축소 필요

입력 2009-04-1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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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 예결위 공청회서 전문가들 다양한 의견 쏟아져

국회에서 심의중인 추가경정 예산안과 관련 전문가들로 부터 재정 악화에 대비한 세원 발굴과 재정지출 축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이번 추경안은 우선적으로 소득 최하위 계층에 대한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한 감세정책은 포기되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1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개최한 '2009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에 대한 공청회'에 출석한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연구개발부 부장,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기획조정실장, 이종훈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가 주제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말 세출 증액 17조7000억원, 세입결손 보전 11조2000억원을 합해 총 28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으며 이달 임시국회에서는 각 상임위원회 별로 심사에 착수하고 있다.

고영선 KDI 부장은 이날 "추경안 신규지출을 늘리기 보다는 세수경정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추경안 부분에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조차 세워져 있지 않은 사업들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 부장은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부분도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연체율이 늘고 잇는 가운데 더 이상의 지원은 부실을 심화시켜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추경안을 보면 민생안정 일자리 창출 등에서 검증되지 않고 중기적인 효과도 의문스러운 사업들이 많은데 국회 심의과정에서 충분히 걸러져야 한다고 본다"며 "현 시점에서 추경은 보수적이고 타이트하게 짜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추경의 초점을 맞추어야 할 부분 최하위 소득층에 대한 포커스를 맞춰 세심하고 정교하게 해야한다. 이를 맞추지 못한다면 이번 추경의 의미는 빛을 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추경안에 대한 제안으로 "비록 전시행정일수도 있겠지만 경제난으로 인한 자살방지를 위한 예산 등이 편성되기를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추경안에 보면 염소가 산림을 훼손한 것에 대한 산림회복비용으로 예산안에 200억원이 편성된 사례도 있다. 이 예산안이 글로벌 경제위기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러한 불요불급한 예산들만이라도 자살방지 대책과 관련한 추경안에 편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추경으로 국가재정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계속 지출을 확대하고 감세를 유지할 경우 악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세원발굴과 지출은 축소하는 정책 선회를 통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추경편성이후의 재정정책에 대해서 재정적자 규모 5.8% 국가채무비율이 38.5%로 늘어난다. 이는 각각 편성전보다 3.7%, 6.7%가 늘어나는 것"이라며"외환위기 당시에 단기에 재정수지가 개선되고 경기가 회복된 것은 지출 축소와 세원발굴 등에 따른 요인도 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중기재정계획에 따르면 2012년까지 균형재정을 이룬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정부가 추경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과 관련 청년인턴이든 공공근로든 수치와 실적을 올리는 데 치중하고 있다고 보여진다"며 "청년 인턴의 경우 6개월 복무를 마친 이후가 문제다. 또다시 대량 실업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상자를 줄여 복무기간일 늘리거나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검토 방안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희망근로프로젝트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현금 50%와 재래시장 사용 쿠폰 50%를 지급하는 것도 재검토되어야 할 사항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현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데 이중 쿠폰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따로 법률을 만들어져야 하는 사안"이라며 "쿠폰을 들고 재래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할 경우 외부로부터 극빈층이라는 시각을 받아 사용을 꺼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철저한 사후관리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황성현 인천대 교수는 "재정지출과 감세라는 양대정책중 감세정책은 포기해야 하리라 본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재정을 효율화하고 감세를 하면 민간경기가 활성화되리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재정효율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참여정부 5년간 재정적자 비율은 0.46%였지만 지난해 이미 1.6%, 추경편성하면 5%가 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재정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감세정책의 포기를 통해 세수 확보를 늘려야 할 것"이라며 "특히 부동산관련 세제완화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며

보수적인 접근과 세수 감소를 최소화하고 사업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공공부문의 방만한 인력은 줄여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교육, 치안, 소방 등에서는 오히려 늘리는 게 필요하다"며 "이럴 경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재정에 대한 개혁과 규율 강화와 함께 사후적 평가 체계 강화를 위해 현재와 같이 기획재정부, 행정자지부 등으로 분산된 것을 막기 위해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재정관리처(가칭)를 신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예결위 이한구 위원장(한나라당)은 이날 "이번 추경안과 관련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의원들이 소속 상임위에서 정부와 논의해 나갈 때 참고사안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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