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은행 대출금리 6%대로 떨어질 듯… 시장금리 하락하고, 당국 압박도 통했다

입력 2023-01-24 10:33 수정 2023-01-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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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새 은행권 대출금리 1%포인트 급락

불과 2주일 사이 은행권 대출 금리가 1%포인트(p) 가까이 급락했다. 통화 긴축 완화 기대 등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은행들도 가산금리를 줄이면서다. 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도 시장금리 하락세와 하나은행,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의 금리 자진 인하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이달 초 8%를 넘어섰던 5대 은행의 대출금리 상단이 6%대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60∼7.15% 수준이다. 2주 전인 이달 6일(연 5.08~8.11%)과 비교했을 때 금리 상단이 0.96%p, 하단이 0.48%p 하락했다.

예대금리차 확대에 따른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스스로 줄인 데다, 변동금리 산정 기준인 12월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달 예금 금리 하락 등을 반영해 하락 전환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 연 4.360∼6.850%)와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 연 5.460∼6.490%)도 2주 사이 상단이 0.4%p 안팎 떨어졌다. 이달 13일 기준금리가 0.25%p 올랐지만,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와 자금 시장 안정이 겹쳐 시장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내림세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시중 은행들이 가산금리ㆍ우대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금리를 더 낮출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이달 25일부터 대면 방식의 주택담보ㆍ전세대출 일부 상품 금리를 최대 0.30%p 인하한다.

변동금리모기지론ㆍ변동금리아파트론ㆍ주택담보프리워크아웃대출ㆍ주택신보 전세대출의 경우 금리가 0.30%p 낮아지고, 혼합금리모기지론ㆍ혼합금리아파트론ㆍ하나전세안심대출ㆍ우량주택전세론도 0.20%p 하향 조정된다.

KB국민은행도 26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1.30%p 내린다. 세부적으로는 KB주택담보대출 신규코픽스, 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가 각 최대 1.05%p, 0.75%p 인하된다.

KB주택전세자금대출, KB전세금안심대출,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의 금리도 하향 조정되는데, 특히 KB전세금안심대출과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신규코픽스 기준으로 최대 1.30%p, 0.90%p 떨어진다.

20일 현재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7%를 넘는데, 이번 주 금리 조정이 실행되면 4대 은행에서 모두 7%대 대출금리가 사라지게 된다.

이달 초 우리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가 8%를 돌파했지만, 보름여 만에 상단이 작년 10월 말 수준인 6%대로 뒷걸음질 치는 셈이다.

NH농협도 다음 달 초 청년 전ㆍ월세 상생 지원 우대금리를 0.3%p에서 0.5%p로 0.2%p 늘리고, 농업인 가계기업 대출 우대금리를 0.3%p에서 0.5%p로 확대해 대출 금리를 끌어내릴 예정이다.

실제 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평균 금리 역시 내려가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월 기준(지난해 12월 취급분) 5대 시중은행의 금리구간별 주담대(분할상환식) 취급 비중을 살펴보면 평균 금리가 연 5.02~5.61%다. 전월보다 상단이 낮아졌다.

NH농협은행은 연 5% 미만 주담대 취급비중이 지난해 11월 0%였으나, 12월 48.30%로 다시 높아졌다. 그만큼 농협은행에서 한 달 새 더 낮은 금리로 주담대를 받은 고객이 급증한 셈이다.

연 5% 미만 금리의 주담대 취급비중은 NH농협은행이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 42.3%, KB국민은행 9.1%, 우리은행 4.7%, 신한은행이 1.1%였다. NH농협과 하나은행에서 그만큼 저금리로 더 많은 고객에게 주담대를 해준 것이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가 연 5.44%에서 5.09%로 0.35%p 하락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주담대 평균 금리가 연 5.71%→5.36%, 하나은행은 연 5.33%→5.02%, 신한은행은 연 5.67%→5.61%로 낮아졌다. 5대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연 5.11%→5.36%)만 주담대 평균 금리가 다소 올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대출금리를 최대한 억누르려고 자체적인 노력도 많이 한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12월부터 은행채 발행 재개로 인해 은행들이 무리한 수신조달 경쟁을 벌이지 않아도 되면서 대출금리 인하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8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연체와 부실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은행권의 보다 세심한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대출금리를 내릴 여지가 있는지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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