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실적 부진에 허리띠 더 졸라맨다

입력 2009-04-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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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ㆍ경비 줄이고 부동산 매각까지...'긴축경영' 실감

올해 1분기 은행권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들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임원 스톡옵션 및 급여 반납에서부터 일반경비 절감에 이르기까지 전사적인 비용절감 운동을 펼치고 있다. 나아가 수익성이 저조한 영업점을 대거 통폐합하고 부동산 매각에 이르기까지 강도 높은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식ㆍ경비 최대한 줄이자

우리은행은 지난 1분기에 일반경비를 전년 동기대비 20%나 줄여 약 35억원을 절감했다. 또 연차휴가 의무 사용을 통해 약 35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업무추진비 등 일반경비를 전 분기보다 20% 이상 절감했으며, 직원 연차수당 반납을 통해 약 200억원의 비용을 줄였다.

기업은행도 에너지 비용과 소모품비 등을 아껴 1억4400만원을 절약했다. 이는 매주 금요일을 ‘에너지 재테크의 날’로 정해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클린 오피스’ 운동을 전개해 사무용품을 재활용하고 바꿔쓰는 ‘아나바다 운동’을 적극 전개한 결과다.

외환은행도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추진하며 올해 20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관례적인 연례행사를 재점검하고 임직원의 카드 사용한도를 축소하는 등 낭비요소를 제거했다.

이밖에 국민은행도 ▲건전한 회식문화 만들기 ▲직원 및 부점간 난 안보내기 ▲소모품 재활용 활성화 등 생활개선 과제 20가지를 선정해 비용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서별 회식은 물론 에너지 및 소모품 사용에 이르기까지 전사적으로 비용절감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올초 업무추진회의도 연수원에서 간단하게 개최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 팔고 영업점도 통폐합

은행들은 또 수익성이 저조한 영업점 통폐합과 부동산 매각을 통해서도 비용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 들어 영업권이 중복되거나 상권공동화로 자산 및 고객규모가 감소하여 수익성이 떨어지는 60여개의 점포를 폐쇄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부동산을 31건을 공매를 통해 매각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대금은 약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60여개 점포를 통폐합한 것을 감안하면 비용절감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잠실전산센터 건물 매각을 진행 중이며, 1분기에 인천국제공항지점 포함해 19개 점포를 이미 통폐합했으며 올해 중에 30개 점포를 통폐합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조직슬림화 차원에서 영업점 104개를 통폐합했다. 또 보유하고 있는 고정자산을 HP파이낸셜서비스를 통해 매각하고 외화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5000만달러를 조달함으로써 막대한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밖에 외환은행도 지난 2월 김포공항지점을 폐쇄했으며 이후 5개 영업점에 대해 개선 작업을 진행중이다.

금융위기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은행권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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