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사라진 與 전당대회...김기현 vs 안철수 '2파전'

입력 2023-01-25 15:12 수정 2023-01-2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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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에 앞서 머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에 앞서 머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차기 당권 레이스가 사실상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다만 마지막 변수인 유승민 전 의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또 한번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도 남아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선당후사(先黨後私), 인중유화(忍中有和) 정신으로 국민 모두와 당원 동지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비전을 찾아 새로운 미래와 연대의 긴 여정을 떠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의 출마라는 변수가 사라지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김기현ㆍ안철수 의원의 양자 대결 구도가 됐다. 관건은 나 전 의원에게 향했던 당원의 표심이 두 후보 중 어디로 향할지다. 나 전 의원은 '김기현ㆍ안철수 후보에 대해 지지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앞으로 전당대회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불출마 선언 이후 김 의원과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의 뜻과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나 전 의원을 향한 10% 중반대의 표심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다.

김 의원은 SNS에 "(나 전 의원의 불출마 결정은) 보수통합과 총선승리의 밑거름"이라며 "고뇌에 찬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 20여 년간의 애당심을 바탕으로 총선승리 및 윤석열 정부 성공이라는 국민 염원을 실천하려는 자기희생으로 이해한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어 "이제 우리 당이 나 전 의원의 희생적 결단에 화답해야 할 차례이며 갈등과 분열을 넘어 연대하고 포용하는 화합의 정신이 절실하다. 우리 당을 지키고 함께 동고동락해온 나 전 의원과 함께 손잡고 멋진 화합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도 페이스북에 "안타깝고 아쉽다. 출마했다면 당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전당대회에 국민의 관심도 더 모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이 던진 총선승리와 당의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남은 변수는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다. 당원 지지율 4위를 이어온 유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3파전'으로 다시 확전될 가능성이 있다. 경우의 수가 많아지면서 당권주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의원의 출마에 대한 예측이 갈리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이 나와도 얻을 게 없는 판"이라며 "출마하면 안 의원의 표를 나눠 가지면서 김 의원만 좋은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안 의원과의 단일화도 어려운 상황에서 애매한 3등으로 끝나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 대 비윤(비윤석열)’ 구도가 뚜렷한 상황에서 확고한 지지층을 보유한 유 전 의원이 출마해 전략적 제휴를 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대구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가) 제 정치적 소명이 맞느냐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고 있고 확신이 들면 결심을 밝히겠다”고 밝힌 뒤 별다른 공식 일정을 하지 않고 있다.

한 친유승민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이 누가 출마하고 말고에 따라 결정을 바꿀 사람은 아니"라면서도 "(출마에) 큰 뜻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유승민계 관계자도 "유 전 의원이 나 전 의원과 겹치는 부분이 없어서 출마 여부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나오나 안 나오나 지금 분위기상으로는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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