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약 20년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달러화 매수 심리를 자극, 장초반 하락분을 대부분 줄인 채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증시가 밤사이 경기회복 기대감 및 어닝시즌 실적 개선 전망에 일제히 상승 마감하면서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개장전부터 하락 압력을 받는 모습이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도 1개월물 원ㆍ달러 선물환 환율은 미 증시 하락 소식에 내림세를 보였고 이같은 하락 압력에 원ㆍ달러 환율은 장초반 131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국내증시가 장초반 강한 반등세를 보였고 은행권 참가자들이 롱스탑 성격의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환율은 그러나 이날 장중 저점인 1317원 부근에서 달러화 결제 수요가 발생한 데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1320원대로 재차 소폭 올라서는 모습이었다.
최근 서울환시에 부각된 이벤트 중 하나인 이베이 G마켓 인수 관련 재료는 이날도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베이가 이날 G마켓 지분 100%를 주당 24달러에 공개매수 방식으로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환율 하락 분위기를 뒷받침하는 이상의 재료 역할은 하지 못했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이다.
중국 GDP 성장률 부진 소식이 이날 서울환시에 주된 이벤트였다. 특히, 중국의 1분기 GDP가 시장컨센서를 하회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가 재차 부각됐고 달러화 매수심리가 시장을 재차 지배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환시장 시장참가자들은 이 소식이 전해진 뒤 달러화 매수쪽에 무게를 더욱 실었고 역외에서도 달러화 '사자' 포지션으로 돌아섰다.
환율은 오후들어 두 자릿수 하락세를 접고 1330원선 전후에서 등락을 거듭한 채 낙폭을 줄여나났다. 장막판 역외시장 참가자들이 달러 매수 규모를 점차 늘린 결과, 원ㆍ달러 환율은 6.00원 하락한 1332.00원에 장을 끝마쳤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이 추가적인 경기부양 관련 발언을 쏟아내면서 이번 GDP성장률 전망에 대한 낙곽적인 분위기가 시장에 형성돼 있었지만 이러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며 환율이 낙폭을 고스란히 반납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정경팔 외환선물 금융공학팀장은 "중국발 GDP 쇼크로 외환시장 참가자들사이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재차 고개를 드는 모습을 보였으나 환율이 하락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미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향후 미 주요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스트레스 테스트 등이 향후 일단락되면 불확실성 소멸로 인해 현재와 같은 1300원대 초중반 환율이 어떤 식으로든 횡보 장세를 마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실 현대선물 금융공학팀 주임도 "지난해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던 통화스왑 관련 지표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실물경기 지표가 조금씩 호전세로 접어들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이벤트 마감 이후에도 환율 하락 기조는 유효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