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기 둔화+수요 부진에…기업심리 5개월째 추락 ‘역대최장’

입력 2023-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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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I 2년4개월만 최악, ESI도 2년1개월만 최저
제조업·비제조업 경영애로사항 불확실한 경제상황 최우선으로 꼽아

기업심리가 2년4개월만에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또, 5개월연속 추락하며 역대 최장기록을 경신했다. 기업과 소비자를 합한 총체적 심리지표인 경제심리도 2년1개월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월 전산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5포인트(p) 떨어진 69를 나타냈다. 이는 2020년 9월(64) 이후 최저치며, 같은해 3월(-11p) 이후 2년1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또, 작년 9월(-3p)을 시작으로 5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해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1월 이래 가장 긴 기간 떨어졌다. 직전 최장기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시점인 2020년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연속 하락이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은 각각 5포인트씩 내린 66과 71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20년 8월(66)과 2021년 1월(7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뜻하고,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2003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인 80전후를 암묵적 기준치로 보고 있다. 실제, 제조업과 비제조업 장기평균치는 실적기준 각각 79와 75를, 전망기준 각각 81과 77을 기록 중이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부문별로 보면 연말 정부예산소진 및 겨울철 비수기 등 계절적 요인으로 매출이 감소한 정보통신업이 14p 하락했고, 전문서비스 관련 수요 감소 및 월드컵 종료에 따른 방송광고 수요 소멸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이 10p 떨어졌다. 1차금속(-9p)은 원자재값 상승 및 건설, 자동차, 선박 등 전방산업 업황 둔화에 따른 수요감소로, 전자·영상·통신장비(-5p)는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인한 매출 감소 및 재고증가로 각각 위축됐다.

제조업부문을 기업규모별, 기업형태별로 보면 전 부문에서 하락했다. 대기업, 중소기업, 수출기업, 내수기업 각각 66을 기록한 가운데, 대기업과 수출기업은 각각 8p, 내수기업은 3p, 중소기업은 1p씩 떨어졌다.

이는 실적부진과도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앞서 한은이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자료를 보면 제조업은 지난해 4분기중 전기대비 4.1% 감소해 3분기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3분기부터 1998년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감소 이후 24년6개월(98분기)만에 가장 길게 떨어진 것이다.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2월 업황전망BSI를 보면 전산업은 2p 떨어진 68을 기록해 2020년 10월(65) 이후 2년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작년 10월(-3p) 이래로 5개월째 하락해 역대 가장 오래 떨어졌던 2007년 10월부터 2008년 2월(5개월 연속)과 같았다.

제조업은 3p 내린 65로 2020년 8월(61)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고, 비제조업은 2p 떨어진 70으로 2021년 2월(70) 이후 가장 낮았다.

제조업에서는 기타 기계장비(-9p)와 1차 금속(-6p) 등을, 비제조업에서는 사업시설관리·임대서비스(-10p)와 정보통신업(-7p), 건설업(-4p) 등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불확실한 경제상황(각각 26.5%, 21.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각각 2020년 9월(22.9%)과 2021년 2월(21.9%) 이후 가장 높게 꼽은 것이다. 이어 제조업에서는 내수부진(12.4%)을 꼽아 2021년 3월(13.9%)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비제조업에서는 인력난·인건비 상승(14.3%)이라 답했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종합심리지표인 경제심리지수(ESI)는 1.4p 하락한 90.1을,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요인을 제거한 ESI순환변동치는 1.5p 떨어진 91.3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20년 12월(85.3, 90.3) 이후 최저치다.

ESI순환변동치는 매월 발표 때마다 수치가 보정되면서 과거 발표시점에서의 시계열과 차이가 있다. 통상, 기준값 100 위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아래에선 인하를 할 수 있는 최소 필요조건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데다 워낙 반도체 등 경기가 좋지 않다. 가격은 떨어지고 재고가 쌓이고 있다”며 “높은 물가와 소비 축소로 하방압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업체는 2739개였다. 조사기간은 이달 10일부터 17일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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