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보상 때문에 안했다?”…코로나19로 자영업자 폐업 오히려 감소

입력 2023-01-29 14:26 수정 2023-01-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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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 ‘자영업자 폐업의 특성 분석 보고서’…폐업률 감소세 경향 지속
“손실보상 등 혜택받기 위해서”…매출 감소와 폐업 간 상관관계 낮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기간에 자영업자의 폐업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코로나19가 자영업자 경영에 영향을 끼쳐 폐업이 증가했을 것이란 정부 및 경제단체들의 전망과 반대되는 결과다.

29일 서울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지난해 서울시 자영업자 폐업의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 폐업은 대다수 업종에서 늘지 않았고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수는 코로나19 직후 감소했으나 다시 전년 수준을 회복했다. 2020년은 폐업률 감소세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단기적으로 코로나19는 자영업자의 폐업을 증가시키기보다는 줄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소매업 폐업은 코로나19 이후 2020년 1월 408개에서 같은 해 5월 321개까지 감소했으나, 이후 다시 늘어났다. 음식점업 폐업은 같은 기간 678개에서 550개까지 감소했다. 숙박업은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관찰됐다. 2021년에는 대다수 업종에선 폐업의 증가 폭은 크지는 않았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폐업률(폐업 수를 가동 중인 사업체 수로 나눈 값)도 약 1% 내외의 값이 증가하는 것 없이 유지하거나 감소했다.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기에 폐업이 증가하지 않은 원인으로 △손실보상 △낮은 상관관계 △통계 부정확성 등을 꼽았다. 먼저 자영업자 지원책이 폐업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손실보상 등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 정책의 혜택을 얻기 위해 폐업을 연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원을 설명했다. 정부의 코로나19 소상공인 손실보상은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혜택을 받으려면 폐업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매출 감소와 폐업 간 상관관계가 낮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보고서는 재기 경로가 확보되지 않아 사업이 부진하더라도 폐업하지 않는 자영업자 경우가 많다고 했다. 사업주가 폐업을 결심하고 절차를 진행해 사업자 등록이 말소될 때까지 평균 7.2개월이 소요됐다.

현재 집계되고 있는 폐업 통계가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현 자영업자 폐업 통계는 서울시의 경우 서울신용보증재단이 한해 분기당 1회 발표하며, 전국은 국세청이 연 1회 공개한다. 하지만 발표 시점이 늦어 실시간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고 운영 중인 사업자 수를 정확하게 집계하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자영업자 폐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정부는 △원활한 폐업 △의사결정 지원 △재기 경로 확보 △사회안전망 보완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폐업하지 않은 소상공인들에게 업종별 시장 현황과 전망을 제공해 폐업 의사결정이 정확하고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폐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폐업을 감소시키기보다 폐업 비용 자체를 감소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행 중인 희망리턴패키지나 사업정리 및 재기 지원사업은 다양한 재기 경로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폐업한 사업주의 재창업이나 취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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