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 줄줄이 앞두고”…증권사, 전산운용비 늘려도 전산 민원은 ‘2배’ ↑

입력 2023-01-2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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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증권사 작년 3분기 기준 전산운용비 약 18% 증가
JP모건체이스 24.23%…국내 10대사 평균 12.24%
전산장애 민원 2021년 397건→2022년 783건
미래에셋증권 추가매도 오류 발생…약 7억 규모

연초부터 증권사 곳곳에서 전산장애 사고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전산운용비에 투자하는 금액은 매년 늘고 있지만, 전산장애 관련 민원은 오히려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전산망 안정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KB·NH·대신·미래에셋·메리츠·삼성·신한·하나·키움·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전산운용비는 전년 동기(4859억 원) 대비 17.82% 증가한 575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4조5245억 원)의 12.71%에 달하는 금액이다.

KB증권이 전년 대비 188억 원 늘어난 366억 원으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밖에 키움(110억 원)·신한투자(77억 원)·미래에셋(76억 원)·한국투자(74억 원)·삼성증권(51억 원) 순으로 전산운용비 증가폭이 높았다.

전산운용비 지출 증가에도 전산장애 관련 민원 건수는 대폭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대 증권사의 전산장애 관련 민원은(상반기 기준) 2021년 397건에서 지난해 783건으로 2배가량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2022년에는 대신증권(567건), 2021년에는 미래에셋증권(206건)이 전체 민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에도 증권사 전산 오류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26일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매도 완료한 주식이 여전히 잔액이 남은 것으로 표시돼 추가 매도하는 오류가 발생했다. 사고 건수는 136건, 금액은 6억9000만 원어치다. 사측은 주식 매도·매수 거래량 기록을 정리하는 시스템과 직원의 실수로 오류가 발생했다며 고객 피해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지난 13일에는 카카오페이증권에서 MTS 접속 및 주식 거래가 지연되는 장애가 발생했다. 오류가 발생한 시점은 오후 11시 30분으로 서학개미들의 피해 규모가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같은날 오후 4시에도 MTS 시스템 일부가 지연돼 공식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을 올린지 1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전산 장애가 또 발생한 셈이다.

증권사들은 전산장애 사고가 늘어난 데 대해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단기간에 이뤄진 만큼 전산장애 관련 민원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주, IPO(기업공개) 등 많은 규모의 자금이 몰리다보니 전산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 내부에서도 서버 증설 등 점진적으로 투자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내 증권사들의 전산사고는 글로벌 투자은행(IB)과 비교해 인색한 전산 운용 투자 비용에서 비롯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의 지난해 3분기 ‘기술·소통·장비’ 항목으로 지출한 금액은 23억6600만 달러(한화 약 2조 9220억 원)로 순이익(97억3700만 달러)의 24.3%에 이르는 규모다.

같은 기간 국내 10대 증권사의 당기순이익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 평균은 12.24%에 그쳤다. 이 중에서 NH투자증권(8.78%), 한국투자증권(7.31%), 하나증권(5.41%), 신한투자증권(5.07%), 메리츠증권(1.81%) 등은 여기에도 못 미쳤다.

올해 첫 조 단위 공모주 등 잇달아 청약을 앞둔 상황에서 전산 사고가 터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거래에 나설 수 있도록 증권사들이 시스템 정비 등 점검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새벽 배송 서비스 오아시스는 다음달 7~8일 기관 수요예측, 14~15일 일반 청약이 예정돼 있다. 예상 시가총액은 9675억~1조2535억 원 수준이다.이밖에도 같은달 6~7일 샌즈립, 7~8일 제이오, 22~23일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의 청약이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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