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내달 1일 만나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내달 1일 만나 미국 부채 한도 상향, 정부 지출 축소, 국가 부도 방지 등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매카시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지난 7일 의장으로 선출된 이후 처음이다.
그는 "우리는 이번 주 수요일에 만날 것"이라면서 "부채 한도를 올릴 수 있는 합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방법을 찾고 싶고, 폭주하는 정부 지출을 통제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상 규모 정부 지출 삭감을 이번 부재 한도 상향 협상의 전제조건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지출 삭감이 부채한도 협상의 전제조건이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0일 성명에서 "부채한도 상향은 협상이 아니라 이 나라와 정치 지도자들이 경제적 혼란을 피하고자 해야 하는 의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가 의무를 다하고, 한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제 바이든 대통령의 참모들이 뭔가 다른 말을 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대통령이 기꺼이 함께 합의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채무 불이행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정말 무책임한 것은 지금 민주당이 '너희가 그냥 한도를 올리면 된다'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지출 삭감 요구 대상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 지출은 논의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방 예산을 포함한 모든 정부 재량 지출에 대해 낭비가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채 한도는 미국 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총액에 상한을 둔 것으로 2021년 12월 의회에서 31조3810억 달러로 설정했다.
미 정부는 차입금으로 미 국채에 대한 이자 등을 지급하기 때문에 한도를 늘리지 않으면 채무 불이행(디폴트) 사태에 직면할 수 있지만, 재무부가 이런 사태를 지연할 특별 조치를 시행해 6월 초까지는 시간을 번 상태다. 하지만 6월 초 이후에도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게 미국 재무부의 설명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부채한도를 올리지 못하게 된다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