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에 이사도 '뚝'…작년 인구이동 48년 만에 '최저'

입력 2023-01-30 12:00 수정 2023-01-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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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이동률, 50년 만에 최저…"주택매매 50% 이상 감소"

지난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 거래가 큰 폭으로 줄면서 국내 인구 이동자 수가 4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인구 이동이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 데다가 인구이동에 영향을 주는 주택매매가 50% 넘게 줄어든 영향이다.

통계청은 30일 발표한 '2022년 국내인구이동통계 결과'에서 지난해 인구 이동자 수는 615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7%(-106만1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동자 수는 1974년(530만 명) 이후 4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이동률은 1년 전보다 2.1%포인트(p) 감소한 12.0%였다. 인구이동률 또한 1972년(11.0%) 이후 50년 만에 가장 낮았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 고령화나 교통·통신 발달 등의 사유로 장기적으로는 국내 인구이동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며 "2022년에는 단기적으로는 주택 관련된 사유로 인구이동 수요가 크게 줄면서 전체적으로 인구이동 감소 폭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택매매량의 통계를 살펴보면,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주택매매량이 48만 건 정도 됐다"며 "2021년 같은 기간 동안 주택매매량이 96만1000건이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50% 이상 감소해 주택시장이 덜 활발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동자 가운데는 주택(34.4%) 때문에 주거지를 옮긴 사람이 가장 많았지만, 주택 사유로 이동한 경우는 전년(37.6%) 대비 3.2%포인트(p) 낮아졌다. 이동자 수로만 보면, 주택 사유로 이동한 사람은 2021년 271만4000명에서 지난해 211만6000명으로 59만8000명 감소했다. 이외 가족 문제로 이사한 사람이 23.7%, 직업 때문에 이동한 사람이 23.4%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이동률은 20대(23.1%)와 30대(18.9%)에서 높고,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낮았다. 전년 대비 전 연령층에서 이동률이 감소한 가운데, 30대 이동자는 전년 대비 2.9%p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10대 미만(-2.2%p), 20대(-2.2%p), 40대(-2.0%p), 50대(-1.7%p), 60대(-1.7%p), 70대(-1.4%), 80대(-1.4%p) 등의 순으로 줄었다.

수도권 집중 현상도 지속됐다. 지난해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는 3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2013~2016년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공공기관 이전 작업이 90% 이상 마무리된 2017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인구 이동이 많은 20~30대 인구가 학교나 직장 등의 이유로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많아 순유입이 가장 크게 나타난 시도는 경기(4만4000명) 지역이었다. 다만 전년보다는 10만7000명 줄었다. 인천(2만8000명), 충남(1만4000명), 세종(1만 명) 등 7개 지역에서도 순유입됐다. 인천과 충남은 전년대비 순유입 규모가 각각 1만7000명, 6000명씩 증가했지만, 세종은 4000명 감소했다.

반면, 서울은 전출자가 전입자보다 많아 3만5000명 순유출되면서 1990년 이후로 32년째 '탈서울'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전년(10만6000명)보다는 순유출 규모가 줄었다.

탈서울화가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집값·전셋값 등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 탓에 서울살이가 힘들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주택 문제 때문에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규모는 5만9000명이었으며, 서울 전출자의 60.0%는 경기로 거처를 옮겼다. 이외에도 경남(-1만9000명), 부산(-1만4000명) 등 10개 시도에서 순유출이 발생했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내 이동자 수는 282만 명으로, 전년 대비 17.5%(59만7000명) 감소했다. 수도권 내 이동자 수가 전체 이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8%로, 전년 대비 1.5%p 줄었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이동은 42만3000명으로 10.2%(4만8000명) 감소했고,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경우는 7.0%(2만9000명) 감소한 38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06개 시군구에서 순유입, 122개 시군구에서 순유출된 가운데, 순유입률이 가장 높은 시군구는 대구 중구(7.9%)였다. 인천 중구(6.5%), 경기 과천시(6.2%) 등이 뒤를 이었다. 순유입자 수가 가장 많았던 시군구는 인천 서구로, 3만4000명 순유입됐다. 순유출이 높은 시군구는 인천 동구(-3.0%), 강원 화천군(-3.0%), 부산 금정구(-2.3%) 등이었다. 순유출자가 가장 많은 곳은 인천 남동구(1만 명) 지역이었다.

작년 12월 이동자 수는 49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9.6%(12만2000명) 감소했다. 인구이동률은 11.4%로, 전년 동월 대비 2.8%p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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