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유동화증권, 시장 불안에 발행·유통 모두 대폭 감소

입력 2023-01-31 07:00 수정 2023-01-3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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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공모 ABS 발행량 38.1% 감소
2021년 하반기 이후 최저치 기록
MBS·SLBS 발행량은 직전달比 증가
“기업은 아직 금리 높아 발행 못 해”

#와이비소사벌은 지난 25일 평균 7% 후반대 금리를 주고 ‘와이비소사벌2’ ABS를 발행했다. 전체 발행액(296억 원) 중 만기가 1년 6개월 남짓한 ‘와이비소사벌2-2’는 8%에 가까운 7.9% 금리를 줬다. 27일에는 이터널연산이 8.5% 금리를 주고 ‘이터널연산제이차3’ ABS를 발행해 190억 원을 가까스로 조달했다.

얼어붙었던 자금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시장은 여전히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악화했던 가운데 미국의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금리 변동 불안이 높아지면서 사정은 더욱 악화하는 분위기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모 ABS의 발행량은 지난달보다 약 38.1% 감소한 87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리 인상의 출발을 알리며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던 2021년 하반기 이후 최저치다. ABS는 부동산, 매출채권, 주택저당채권(MBS) 등과 같이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을 뜻한다.

기초자산별로 보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주택저당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MBS와 SLBS의 발행량이 6702억 원으로 직전달(3185억 원)보다 증가했다. 반면 기업매출채권은 1조920억 원에서 6702억 원으로 큰 폭 급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BS는 공적자금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의미에서 발행을 늘렸지만, 기업은 금리가 아직 높은 상태로 인해 발행을 못 한 것"이라고 봤다.

유통량도 얼어붙었다. 공모 ABS는 지난달보다 50.8% 줄어든 1조215억 원이 거래됐다. 앞서 부진했던 MBS 발행량이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유통량은 반 토막이 난 수준이다. 발행량 증가가 거래량 증가를 이끌지는 못한 것이다. 특히 전체 거래량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MBS 거래가 약 63% 감소하면서 전체적인 유통량 감소를 주도했다.

다른 기초자산에서도 마찬가지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Loan)과 기업매출채권 거래량이 50억 원 미만으로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오토론과 리스(소비자금융채권)에서는 거래량이 증가해 3989억 원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으로 여전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오토론 등 유동화증권 거래를 통해 대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날 출시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의 흥행 성과에 따라 향후 MBS 발행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등 정책형 주택담보대출 공급이 증가하면 ABS 발행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발표를 앞두고 추후 금리가 불확실한 가운데 발행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으로 보인다”며 "물가와 기준금리 전망에 따라 변동성이 아직 상존하는 상황에서 안심전환 대출 MBS라는 채권 공급 부담을 완화해줄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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