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6% "북한 비핵화 불가능"
51.3% "美, 한반도 유사시 핵 억지력 행사"
63.5% "日 핵무기 개발할 가능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민들의 체감이 높아지면서 10명 중 7명 이상이 '한국의 독자적인 핵 개발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최종현학술원이 30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한 '북핵 위기와 안보상황 인식'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중 76.6%가 한국의 독자적인 핵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독자적 핵 개발 필요성에 대한 문항에서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15.9%였으며 '어느 정도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60.7%였다. '별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20.3%,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3.1%로 집계됐다.
이는 북한이 대남 핵선제 공격을 가할 수 있는 공세적 핵무력정책을 채택하는 한편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달아 제기되는 데 따른 국민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인국 최종현학술원 원장은 "분석이 조심스럽지만 기존과 달리 북핵 위협이 실제적 상황으로 많이 진전됐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해 강대국에 의한 전쟁의 문턱이 낮아지고 이 과정에서 핵 사용 이야기가 나오며 '핵이 실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가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2.4%는 한국의 핵 개발 능력도 긍정적('매우 그렇다',' 어느 정도 그렇다' 포함)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3분의 2는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대응 전략에 대해 잘 모른다(54.1%) 또는 전혀 모른다(7.5%)고 답했다. 이른바 '한국형 3축 체계'로 불리는 한국의 북핵 대응 전략에 대한 설명과 홍보가 더 강화돼야 하는 지점이다.
아울러 조사 대상 응답자의 77.6%는 '북한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답했으며 북한의 제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선 78.6%가 '그렇다'고 응했다.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 핵 억지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한 비율('어느 정도 그렇다', '매우 그렇다' 포함)이 51.3%로 '그렇지 않다'('별로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 포함)고 답한 비율(48.7%)보다 약간 높았다.
한국, 미국, 일본 간 안보협력이 가능하다고 보는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답한 응답자가 71.9%로, 부정적으로 답한 응답자(28.1%)보다 훨씬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우리 국민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통일을 위한 중국의 역할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경향도 나타났다.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가능성에 대해 '없다'('별로 없다', '전혀 없다' 포함)고 답한 응답자는 64.1%였다. 중국의 비핵화 기여 가능성이 '있다'('약간 있다', '많이 있다' 포함)고 답한 응답자는 35.9% 정도에 그쳤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방해가 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55.1%에 달했다. 기여가 예상된다는 응답자 비율은 10.2%로, 도움도 방해도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34.7%)보다 적었다.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는 찬성 비율이 51%로 조사됐다. 반대한다는 응답 비율은 18.9%였으며 잘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도 30.1%에 달했다.
일본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63.5%로,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응답자(36.5%)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28일부터 12월 16일까지 최종현학술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가구방문을 통한 1대1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조사 대상 표본은 2020년 통계청 인구총조사 집계본을 활용해 추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