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 유니콘보다 켄타우로스가 우직하게 승리할 시대

입력 2023-01-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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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래 언더독스 대표

매년 1월이 되면 지난 한 해의 사업 성과와 언더독스를 거쳐간 알럼나이 현황들을 살핀다. 단순히 수치를 보는 것보다는 마주쳤던 한 사람 한 사람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다. 이를 통해 작년의 시장 흐름을 익히고 앞으로의 사업을 어떻게 이끌면 좋을지 검토하기도 한다.

2022년 한 해 창업 생태계와 스타트업 시장의 화두는 ‘투자 한파’, ‘불황 지속’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 규모는 4514억 원으로 1조 원 이상의 투자금이 몰렸던 지지난해 말, 지난해 초와 상반된 결과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블리츠스케일링’으로 유니콘을 향해 나아가던 스타트업 시장에 변화가 찾아왔다. 블리츠스케일링은 기습공격을 의미하는 영단어 ‘blitzkrieg’(블리츠리그)와 규모 확장을 의미하는 ‘Scale-up’(스케일업)의 합성어로,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회사를 키워 압도적으로 경쟁 우위를 선점하는 성장 전략을 의미한다.

미국의 벤처캐피털(VC)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는 2022년 하반기 이제 더 이상 유니콘의 시대가 아니라고 선언하면서 앞으로는 ‘켄타우로스형 스타트업’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높은 성장 가능성이 기업 평가의 주요 가치였던 시대를 지나 외부 도움 없이도 생존할 수 있는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가진 기업만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 VC 또한 가파른 성장 가능성을 지닌 유니콘보다 성장 속도가 느리더라도 안정적인 켄타우로스들을 찾아나서고 있다.

기반이 탄탄한 기업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기본’은 기업의 규모나 형태에 상관없이 모든 기업에 유효하게 작용한다. 이제 ‘PMF(Product Market Fit, 제품과 시장의 합)’를 찾아 고객 검증과 아이템의 완성도를 우선하며 내실 있게 성장한 스타트업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왔다. 언더독스의 알럼나이들이 더욱 잘 배우고 살아남아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초기에 창업방법론을 체화하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는 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첫 창업단계부터 기반을 탄탄하게 일궈야 하기 때문이다. 언더독스는 지금까지 창업방법론을 중심으로 1만1000명 이상의 창업가를 육성하며 창업가의 ‘기본’을 확립하는 데 집중했다. 2023년에는‘기본’을 넘어, ‘생존과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지원사업을 새롭게 기획하고 있다.

창업은 혼자 할 수 있어도 사업은 반드시 동료가 필요하다. 이런 배경에서 언더독스는 지난 8년간 축적해온 창업인재 육성 노하우를 통해, 창업가의 동료가 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주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사람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발굴하고, 12주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가 수준의 관점과 역량, 그리고 실무를 주도할 정도의 직무 이해도를 갖춘 ‘스타트업 핏(fit)한 인재’를 양성한다. 이런 인재들을 창업팀에 연결해주는 것으로 언더독스의 ‘창업가를 통해 세상을 바꾼다’는 미션을 달성하고자 한다.

또한 계열사 ‘뉴키즈인베스트먼트’와의 투자조합 결성을 통해 기업형 중소 상공인 및 극초기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구축에 힘쓴다. 새롭게 조직한 투자조합은 기업형 중소상공인, 로컬 크리에이터기업, 선순환 구축 기업 및 알럼나이에게 펀드 투자를 연계하는 자본출자자(LP) 연계형 조합이 될 예정이다.

수치로 드러낼 수 있는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해 정말 중요한 기본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옆에서 꼼꼼히 챙겨보고자 한다. ‘언더독’들이 ‘켄타우로스’가 되는 그날까지 창업의 기본을 지켜 오래도록 사랑받는 기업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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