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서울 아파트는 ‘그림의 떡’? …시세 미반영에 우대금리도 ‘구멍’

입력 2023-02-0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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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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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내놓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서울에선 ‘그림의 떡’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출 주택의 시세 판단 기준인 KB국민은행 시세정보(KB시세)가 최근 급락한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여기에 우대금리 산정 때 미분양주택 혜택은 현 기준상 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점도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다.

1일 본지 취재 결과 서울 내 매도 호가(집주인이 팔기 위해 부르는 가격) 9억 원 이하 매물 상당수가 KB시세 기준으로는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상한선인 9억 원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북구 길음뉴타운2단지푸르지오 전용면적 114㎡형 매물은 지난해 12월 7억7000만 원에 마지막으로 실거래됐다. 하지만 같은 평형의 KB시세는 평균 10억5000만 원이다. 한국부동산원 시세 하한가도 9억5000만 원으로 특례보금자리론 기준을 훌쩍 넘겼다. 최근 실거래가를 KB시세가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양천구 신정뉴타운롯데캐슬 전용 84㎡형도 최저 8억5000만 원부터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바로 옆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같은 평형은 지난달 9일 8억2400만 원까지 실거래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KB시세 기준 롯데캐슬은 여전히 평균 9억6500만 원, 목동센트럴아이파크는 12억 원이 넘게 설정돼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없다.

때문에 대출받을 수 있는 주택가격 기준 ‘9억 원 이하’가 서울에선 무용지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KB부동산 집계 기준 지난달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12억3918만 원이다. 강북 14개 구로 한정해도 9억7376만 원에 달한다. 모두 대출 기준선을 넘는 집값이다.

특례보금자리론 대출을 알아보던 한 40대 직장인은 “서울에서 실거주할 만한 전용 84㎡형은 해당하는 매물을 찾기가 어렵고, 오히려 9억 원 이하 소형 아파트값만 ‘키 맞추기’식으로 오를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미분양 주택 관련 우대금리 조건에도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미분양 관련 우대금리 0.2%포인트(p)는 ‘미분양 관리지역 내 미분양주택 입주자’를 대상으로 제공한다.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매매하려는 주택이 주택보증공사(HUG) 미분양 관리지역에 포함돼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HUG 미분양 관리지역은 최근 전국에서 해제됐다. 지난달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 요건을 보완해 지정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미지정 상태다. 애초부터 우대금리 0.2%p는 받을 수 없는 셈이다.

최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특례보금자리론 대출의 효용성 문제도 불거졌다.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집값 6~9억 원 수준) 기준 금리는 4.25~4.55%다. 우대금리 조건은 저소득 청년과 신혼부부, 사회적 배려층 등으로 제한되는 만큼 4.5% 수준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63%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의 압박과 회사채 시장 안정 등으로 추가 하락 전망도 밝다. 이 경우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과 특례보금자리론 대출금리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최근 시세를 보면 KB시세에 미반영된 것이 많아 제대로 특례보금자리론을 운영하려면 보완이 필요하다”며 “정책 대출이라고 나왔지만, 시중 금리보다 조금 저렴한 수준이라 큰 폭의 아파트 거래량 증가를 기대하기도 어려워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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