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큐 이어 돼지 수육, 소고기 국밥까지…대구 이슬람 사원 갈등 여전

입력 2023-02-0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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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에 이어 돼지고기 수육, 소고기 국밥 잔치를 열었다.

2일 낮 12시 30분께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 현장 앞에 수십 명의 주민이 모여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 국밥을 먹었다. 한때 30~40명 이상의 주민은 공사장 바로 앞 도로에 펼친 테이블 10개가량의 자리를 거의 가득 채웠다.

이날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총 100인분의 음식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측은 “일전에 먹었던 돼지고기도 그냥 바비큐 행사였을 뿐이다. 오늘도 국민 잔치를 열어 돼지고기 수육을 나눠 먹는 거지 혐오범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12월에도 사원 공사장 앞에서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를 벌였다. 이슬람 문명권에선 돼지고기 먹는 것을 죄악으로 여겨 금지한다. 소고기, 닭고기 등도 이슬람 방식인 ‘할랄’에 따라 도축된 식재료만 허용한다.

비대위는 수육·국밥 식사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 북구청의 사원 인근 주택 부지 매입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북구청은 지난달 그동안 부진했던 사원 이전안 대신 인근 주민들의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을 비대위에 제안했다. 그러나 비대위는 “2년 만에 배광식 북구청장이 해결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주택 부지 매입안”이라며 “주민들을 내쫓겠다는 일방적 통보와 다름없다”고 반대했다.

지난해 9월 대법원은 북구청의 건축 중지 처분에 불복해 건축주 측이 제기한 소송에서 ‘이슬람 사원 공사 중지는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10월 “뚜렷한 근거 없이 이슬람교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에 기반하고 있는 일방적인 민원을 이유로 공사 중지를 통보했다”며 북구청장에게 이슬람 사원 건축 공사 재개를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을 권고했다.

북구청은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주택 매입안의 취지를 설득하고 사원을 이전할 수 있는 대체 부지를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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