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학력·나이 같아도… 전자부품제조업이 서비스업보다 임금 54% 더 받는다

입력 2023-02-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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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 분석' 보고서 발표
최근 들어 산업간 임금격차 더 확대

(출처=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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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성별, 학력, 나이, 경력 등이 같아도 어떤 산업에 종사하는지에 따라 임금 격차가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최근 들어 이 같은 산업간 임금 격차는 더 확대되고 있다.

3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은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한은은 최근 들어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 산업별 고용 비중 변화와 같은 산업효과가 임금 불평등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논의가 제기되는 데 주목했다. 이에 고용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산업 간 임금 불평등(분산) 추이를 장기 시계(2009~2021년)에서 분석했다.

그 결과 임금 불평등은 금융위기 이후 완만한 상승 추세를 보이는데, 이는 산업 내 불평등이 줄어들었음에도 산업 간 불평등이 확대된 데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산업 내에서 임금 불평등이 줄어들었음에도 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되고 산업별 고용 비중이 변화하면서 전체 임금 불평등이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출처=한국은행)
(출처=한국은행)

특히 보고서는 어떤 산업(기업)은 비슷한 기술과 능력을 갖춘 근로자에게 다른 산업(기업)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산업(기업) 간 임금 격차가 최근 들어 더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근로자 개인 특성 못지않게 어느 산업(기업)에서 일하느냐가 점점 더 임금수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얘기다.

보고서가 분석한 고임금 톱5 산업은 기여율 순으로 전자부품 제조업, 연구개발업, 금융 및 보험 서비스업, 금융업, 전문서비스업이었다. 저임금 톱5 산업은 기여율 순으로 사회복지 서비스업, 기타 개인 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음식점 및 주점업, 사업지원 서비스업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고임금 산업은 임금 프리미엄이 늘어났고, 저임금 산업은 감소하면서 산업별 임금 프리미엄 격차가 커졌다.

예를 들면, 같은 조건(성별, 학력, 나이, 경력, 직업 등)의 근로자가 전자부품 관련 제조업에서 일하면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경우보다 임금이 2009~2012년 중에는 40% 높았으나 2018~2021년 중에는 54%로 확대됐다.

10년 간 연구개발업 임금 프리미엄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17%)했으며, 전자부품 제조업(+9%) 및 금융업(+8%)도 증가했다. 반면, 기타 개인 서비스업이 큰 폭 하락(-14%)하며 마이너스 전환됐다. 사회복지(-6%) 및 교육서비스(-4%)도 줄었다.

(출처=한국은행)
(출처=한국은행)

근로자 구성 변화도 산업 간 임금 격차가 커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임금 근로자들은 고임금 산업으로, 저임금 근로자들은 저임금 산업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 영향이다.

보고서는 "기업이 핵심업무 위주로 동질적인 근로자들을 채용하고 여타 업무(IT, 회계, 인사, 시설관리 등)에 대해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것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산업 간 근로자들의 선별과 단절이 지나치게 심화할 경우, 산업 간 임금격차가 장기적으로 더 확대되고, 산업 간 근로자 이동도 제약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대형기업의 고용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저임금 산업에서 규모 프리미엄이 크게 줄어든 점도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에 일부 기여했다고 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사국 고용분석팀 오삼일 차장은 "저임금 서비스산업의 프랜차이즈화, 대형기업에 근무하는 저임금 산업 근로자의 임금 협상력 약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및 학력 미스매치 등 산업 간 노동이동 마찰을 줄일 수 있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산업 간 인적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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