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100’ 최고의 몸을 찾는 극강 서바이벌…왜 내가 떨리죠? [요즘, 이거]

입력 2023-02-03 16:37 수정 2023-02-0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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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갖고 싶다…

그저 저절로 나오는 감탄사. 이리저리 둘러봐도 ‘탐나는’ 몸들이 가득한데요. 얼마나 많은 노력과 수고를 거쳤을지 가늠이 되지 않은 탄탄함에 입이 벌어지죠. 특히 그 ‘날 것’이 시선을 잡아당기는데요. 최고의 몸을 가리기 위해 만난 100명의 피지컬 강자들 간 격한 대결을 담은 ‘피지컬: 100’ 이야기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피지컬: 100’은 최고의 피지컬 승자를 찾기 위한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인데요. 총 9부작인 이 예능은 주마다 2회씩 공개됩니다. 이 게임의 현장엔 현재 대한민국 내에서 누구보다 ‘강함’을 나이와 성별, 국적, 체급 불문 남녀 100명이 모였죠.

첫 장면부터 강렬했습니다. 출연진 100인은 자신의 몸을 본떠서 만든 토르소에 자리 잡으며 함께 경쟁을 펼칠 출연자들과 인사를 나눴는데요. 짙은 블랙의 스튜디오 가득 하얀 토르소가 가득 찬 장면은 왠지 모를 소름이 돋았죠. 앞 순서로 들어온 이들은 토르소를 둘러보며 대결 상대를 가늠하기도 했는데요. 100명이 모두 자신의 토르소 앞 자리한 장면은 그저 웅장하기까지 했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격투기, 운동선수, 보디빌더, 운동 유튜버, 소방관, 특전사, 경찰관, 모델 등 정말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모였는데요. 이미 어느 정도 피지컬이 이름난 이들은 다른 출연진들의 견제 대상이 되기도 했죠.

그중 두드러진 인물을 꼽으라면 No. 001 격투기 선수 추성훈과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체조 국가대표 양학선 정도입니다. 이들은 번호조차 각각 1, 2, 3번을 부여받았는데요. 추성훈의 등장에 사진요청이 쇄도하기도 했고요. 추성훈은 모든 요청에 응하며 이름난 ‘스타’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유튜브 ‘아이언빈 윤성빈’이란 채널로 극강의 인바디를 자랑했던 윤성빈 선수도 쉬이 넘볼 수 없는 견제 1위의 선수였고요. 이들과는 또 다른 체형의 양학선도 탄탄함과 ‘금메달’의 후광이 눈부셨죠.

이들의 첫 게임인 ‘사전퀘스트’는 최종 승자에게 메리트를 주는 매달리기였는데요. 경기 전 상금 3억 원을 공개하며 흥분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도 했죠. 사람을 한계치로 몰고 가며 오래 버틴 순으로 순위를 매기는 게임이었는데요. 1조와 2조로 나눠 진행됐습니다. 50명이 자리하고, 천장의 바둑판 모양의 철봉이 내려왔는데요. 출연진들이 일제히 봉을 잡는 순간, 바닥이 열리며 깊은 풀장이 나왔죠. 생각지도 못한 무대효과에 출연진과 시청자 모두 스릴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저 버티기. 초반 퀘스트에 놀란 점은 그저 근육이 크고 힘이 센 헤비급들이 무조건 이기는 게임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인데요. 극한 인내심과 적당한 힘, 자신의 무게를 버티는 근육이 필요한 ‘원초적인 게임’이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우락부락한 강한 몸을 자랑했던 출연진들이 역시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떨어지고 말았고, 전 UDT 교관 김성백이 1위, 산악구조대원 김민철이 2위, 양학선이 3위를 차지했죠. 일찌감치 떨어진 이들도 자신이 그 힘듦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만큼 끝까지 봉을 잡는 출연진들을 향한 응원도 아낌없이 보냈는데요. 그 인내심과 힘에 서로를 인정하며 진행하는 모습이 역시 ‘몸’들의 의리를 느끼게 했습니다.

이후 진행된 게임은 사전 퀘스트의 상위권자들이 1:1로 대상을 지목해 펼쳐지는 ‘일대일 데스매치’였는데요. 제한시간 3분이 끝나는 순간 공을 가진 한 사람만 생존하게 되는 공 뺏기 대결이었습니다. 생존율 50%의 게임. 경기장은 A, B 둘로 나눠 진행됐는데요. 공을 빼앗아 지키는 대결인 만큼 사전 퀘스트와 달리 강한 힘이 아무래도 이점으로 작용했죠.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어 공을 빼앗기도 하고, 일찌감치 힘으로 공을 잡아둔 뒤 마지막까지 뺏기지 않는 참가자도 나왔는데요.

하지만 무조건 거친 모습만 있는 건 아니었죠. 양학선과 영화 안무가 전영의 대결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비슷한 체급의 이들은 경기장을 엄청난 스피드로 오가며 치열하게 도망쳤는데요. 힘의 대결과 다른 재빠른 몸짓이 오히려 엄청난 살기를 느끼게 했죠.

게임에서 패배한 이들은 앞서 나왔던 자신의 토르소를 부수며 패배의 분노를 보여줬는데요. 실제 자신의 몸을 딴 토르소인 만큼 이 자리에 남을 수 없는 몸을 상징하는 모습이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지난달 31일 공개된 장면에서는 팀 주장을 뽑고 팀원은 선별해 펼치는 팀전이 펼쳐졌습니다. 한 팀당 5명씩 총 10팀으로 구성되며 플레이어들은 제한시간 12분 동안 다리를 건너 모래를 더 많이 채우면 승리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더 강한 팀을 원하는 참가자와 이를 실패한 이들의 상반된 모습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하지만 이 또한 ‘강함’이 과연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는 경기였습니다. 팀원의 협력과 지력이 발휘되는 전략도 관건으로 보였죠.

그런데 이 모든 경기, 뭔가 낯익지 않은가요? 넷플릭스 최고 성공작. ‘오징어 게임’이 연상되는데요. 단순한 게임으로 죽느냐 사느냐를 갈랐던 그 게임. 상금을 향한 본능, 원초적인 사전퀘스트부터 팀원 선발, 거기다 무조건 ‘센 놈’이 이기는 것은 아닌 적절한 게임 초이스까지… 왠지 모를 서늘함은 바로 기시감이었던 걸까요? 비루한 몸으로 뭔가 두려웠던 게임 참가가 저 강력한 몸으로 치러내는 경기들에 열광하는 건 당연한 순서겠죠?

‘피지컬: 100’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데요. “집중해서 볼 생각이 없었는데 집중하게 된다”는 격한 동감의 감상평이 이어졌죠.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27일 기준 ‘피지컬: 100’은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부문 5위를 기록 중인데요. 영국에서는 2위를 기록했는데, 현지 매체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내가 본 것 중 가장 훌륭한 운동 프로그램”, “내가 본 프로그램 중 가장 거칠다” 등 ‘피지컬: 100’을 향한 현지의 다양한 반응을 전하기도 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하지만 넘치는 관심에 따라오는 당연한 순서일까요? 크고 작은 논란들을 ‘피지컬: 100’도 피할 수 없었는데요. ‘일대일 데스매치’에 나선 격투기 선수 박형근과 보디빌더 춘리의 대결에서 불거졌습니다. 여성인 춘리를 대결 상대로 지목한 박형근이 격렬한 몸싸움 과정에서 춘리를 제압하려고 가슴 부위를 무릎으로 누르는 장면을 두고 일부 여초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에서 분노와 조롱이 빗발치기 시작한 거죠. 그러나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피지컬의 싸움이다. 유리천장을 깰 기회인데 왜 남자를 욕하냐”며 대응에 나섰는데요. 논란이 커지자 춘리가 이를 중재하기도 했죠.

뒤이어 ‘스포일러’ 논란도 추가됐는데요. 최종 승자가 양학선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퍼진 거죠. 게시글의 당사자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등급분류정보를 거론하며 주연이 양학선으로 등록돼 있다며 우승자는 양학선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에 넷플릭스 측 대행사는 “영등위 측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사람을 기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는데요.

넷플릭스의 해명에 수그러들뻔한 ‘스포 논란’은 영등위 측이 “신청 업체에서 신청할 당시에 작성해서 기재한 것” 답하며 또 다른 의문을 낳기도 했죠.

논란에도 불구 이상적인 최고의 몸을 찾는다는 기획 의도 아래 ‘몸’을 강조하며 자극성을 끌어올린 ‘피지컬: 100’. 최고치의 화제성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거부할 수 없는 원초적 끌림. 생생한 에너지가 가득한 ‘피지컬: 100’의 다음 화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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