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상화에도 ‘코로나 저축’ 포기 못 해...“불안감 큰 탓”

입력 2023-02-0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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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완화에도 소비 지출 폭발하지 않아
작년 9월 저축액 약 591조 원
2021년 말보다 20% 증가
소비 늘어날지에 대해서도 의견 엇갈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저축액 비율 추이. 남색선 일본, 하늘색선 미국, 파란점선 유럽.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국내총생산(GDP) 대비 저축액 비율 추이. 남색선 일본, 하늘색선 미국, 파란점선 유럽.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소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완화에도 ‘코로나 저축’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국민은 방역 완화에도 코로나19 유행 기간 저축한 돈을 소비하지 않고 오히려 저축액을 늘렸다.

다이와증권은 지난해 9월 말 일본 국민의 저축액을 62조 엔(약 591조3746억 원)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2021년 말 기준 추정한 규모인 50조 엔보다 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BOJ는 당시 방역이 완화하면 개인 소비가 늘어 저축액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나, 오히려 저축이 증가한 것이다.

작년 7월부터 9월 가계 지출 규모는 75조 엔으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보다 3조4000억 엔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닛케이는 이 같은 추세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방역 완화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 관리와 경제 재개가 지체되자 불안감이 커진 것이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정점에서 저축이 60%나 급감한 미국과도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미국의 경우 2021년 중반 2조 달러였던 저축액이 지난해 말 7100억 달러로 줄었다. 소비 회복 강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긴축에도 경기를 떠받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일본 소비자들이 코로나 저축을 적극적으로 쓰기 시작할지에 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BOJ는 민간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BOJ는 “소비 활동이 더 진전되면 억눌렸던 수요가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코로나 저축이 자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카드사 JCB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카드 사용액은 2016~2018년 같은 달에 비해 7.1% 증가했다. 이는 소비 가속화의 신호라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반면 다이와증권의 스에히로 도루는 “일본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강한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며 “코로나 저축이 많이 사용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이이치생명의 쿠마노 히데오도 “임금 인상이 수반되지 않는 한 코로나 저축은 추가 지출에 대비한 자금이 될 가능성이 크고, 지출에 활용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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