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 그림자 걷어내는 韓 가상자산…“큰 고비는 넘겼다”

입력 2023-02-07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고팍스, IRI 통한 투자 유치 계약
엑스플라, 피해구제 거버넌스 통과
회복 결실…두 번째 고비 우려도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지난해 11월 ‘FTX 파산 사태’ 후유증에서 벗어나고 있다. 고팍스와 엑스플라가 최근 투자자 피해 회복을 위한 행동에 결실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두 번째 고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공개된 FTX 기관 채권자 명단에 다양한 국내 기업이 이름을 올리면서다. 업계에서는 아직 명확하게 공개된 정보가 없지만, 치명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FTX 파산 여파’로 위기를 겪던 국내 가상자산 기업들이 하나둘 위기를 모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거래소 ‘고팍스’와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가 최근 정상화에 한발 다가선 것이 대표적이다.

고팍스는 3일 공지를 통해 바이낸스의 산업회복기금(IRI)을 통한 투자 유치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고파이’ 상품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고팍스는 자체 예치 서비스 ‘고파이’에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FTX가 파산하면서, 고파이 자금을 운용하고 있던 미국 기업 제네시스글로벌캐피털(제네시스)에도 유동성 위기가 오면서다. 이로 인해 고파이 고정형·자유형 상품에 가상자산을 맡긴 일부 투자자가 원금 및 이자를 출금할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바이낸스는 이번 투자로 고팍스 지분의 상당량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팍스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경영이나 사업 방향성 등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양사 모두 고파이 정상화를 최우선으로 여기에 집중하는 중”이라면서, “(인수 등)관련된 내용은 아직 공유된 바 없으며, 이후에 공유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엑스플라 역시 최근 피해자 지원 물량 확보를 위한 거버넌스 제안 및 투표가 만장일치로 통과되며, 큰 고비를 넘겼다. 앞서 엑스플라는 이번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한 책임론에 휩싸인 바 있다. 책임론은 메인넷을 테라 기반에서 자체 메인넷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마이그레이션(메인넷 변경) 작업이 FTX 위기설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8일에 완료되며, 이 기간 동안 출금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변경 작업이 완료된 후에도 거래소가 출금을 재개하지 않은 채 사태가 발생하며 투자자들의 피해가 더 커졌다.

이에 일부 투자자는 ‘엑스플라 측이 위험성에도 마이그레이션을 강행·방치했다’는 취지로 지난달 컴투스홀딩스 사옥 앞 집회를 계획하기도 했다. 다만, 엑스플라의 지속적인 지원 방안 공유와 함께 실제 과정이 차츰 진행되면서, 현재 비판 여론은 잠잠해진 상황이다. 컴투스홀딩스 측은 “최대한 빠르게 피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투자자들의 소유 여부만 객관적으로 증명되면, 확보한 물량을 피해자에 지급할 방침이다.

이처럼 국내 업계가 큰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 FTX 사태의 여파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공개된 FTX 채권자 명단에 업비트, 빗썸 등 국내 가상자산기업뿐만 아니라, 대형 로펌인 김앤장과 삼성의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 정부 기관인 환경부까지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해당 명단에는 구체적인 채무 관계의 성격과 형태, 규모 등은 명시돼 있지 않아, 상황에 따라 두 번째 고비가 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두나무는 FTX에 투자를 하거나, 가상자산을 보관하고 있지 않다”라며 선을 그었다. 빗썸 관계자 역시 “아직 관련 내용을 내부적으로 확인 중”이라면서도 그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아직까지 정확한 채권의 성격이나 규모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다수의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안이 개별 기업의 치명적인 위기까지 발전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고 보고 있다. 해당 명단이 투자 외에도 단순 비용 미지급이나 세금 체납 등 다양한 형태의 채무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련 리스크가 크려면 FTX에 투자 목적으로 자금이 유입됐어야 하는데, 이 경우 이미 재무제표 등에서 윤곽이 드러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당장 FTX 측이 기관 채권자 명단을 공개한 부분이나, 거래소 재개를 언급하는 등 정상화에 있어 진전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큰 파장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 코스닥·나스닥, 20년간 시총 증가율 비슷했지만…지수 상승률은 ‘딴판’
  • 李 열흘만에 또 사법 리스크…두 번째 고비 넘길까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민경훈, 뭉클한 결혼식 현장 공개…강호동도 울린 결혼 서약
  • [이슈Law] 연달아 터지는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중 구조에 주목
  • 유럽 최대 배터리사 파산 신청에…골드만삭스 9억 달러 날렸다
  •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서 “한반도 노동자,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서 노동”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3,714,000
    • -1.75%
    • 이더리움
    • 4,598,000
    • -0.88%
    • 비트코인 캐시
    • 686,000
    • -6.03%
    • 리플
    • 1,920
    • -9.86%
    • 솔라나
    • 341,400
    • -3.64%
    • 에이다
    • 1,390
    • -6.96%
    • 이오스
    • 1,149
    • +7.38%
    • 트론
    • 285
    • -4.36%
    • 스텔라루멘
    • 750
    • +22.5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700
    • -6.02%
    • 체인링크
    • 23,050
    • -1.62%
    • 샌드박스
    • 849
    • +53.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