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준행 고팍스 대표 사임…바이낸스, 한국 가상자산 시장 진출

입력 2023-02-07 11:32 수정 2023-02-0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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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측 인사 3명 선임…대표 후임은 말레이시아인
이 대표, 고팍스 지분 41.22% 매각…FIU에 변경 신고 마쳐야

▲이준행 고팍스 대표 (사진=고팍스)
▲이준행 고팍스 대표 (사진=고팍스)

고팍스 창업자인 이준행 대표가 사임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와 고팍스 인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표 자리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장에서는 바이낸스가 지분인수를 완료하더라도 금융당국을 의식해 기존 대표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고팍스는 바이낸스와 산업회복기금(IRI)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바이낸스의 투자금에는 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에 묶인 고객 자금이 포함됐다. 고팍스는 지난해 11월 미국 가상자산 대출 업체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이 FTX사태로 상환을 중단하자, 고파이에 예치된 고객 자금을 상환하지 못했다.

7일 본지 취재 결과, 지난 3일 이 대표의 사임이 결정되고 새로 선임된 이사 3명 중 1명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대표이사로 선임된 인물의 국적은 말레이시아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계약 조건은 이 대표가 인원 정리에 있어 몇 단계로 나눠 완수하고 사임하는 것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사임한 것 같다”라며 “바이낸스 쪽에서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 측이 자신이 소유한 고팍스 지분 물량을 모두 매각했다"라고 첨언했다.

이 대표가 가지고 있는 고팍스 지분은 41.22%다. 대표 자리가 바뀌면서 바이낸스의 고팍스 경영 참여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고팍스의 대표자리가 바뀌면서 고팍스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변경신고도 마쳐야 한다. 가상자산사업자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제7조 제2항에 따라 신고한 사항을 변경한 경우, 변경일로부터 30일 이내 FIU에 변경 신고해야 한다.

변경 신고 의무 사항은 △신고인 관련 △대표자ㆍ임원 현황 △수행할 행위 유형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정보 등이다.

FIU 관계자는 “아직까지 변경신고 관련해서 진행 중인 것은 없다”라고 밝혔다.

바이낸스가 지원한 고팍스 투자 자금은 산업회복기금(Industry Recovery Initiative, IRI)) 형태로 마련됐다. 해당 자금은 그간 출금이 중단됐던 고파이 예치 자산 상환에 사용될 계획이다.

고팍스는 지난해 FTX 여파로 자사 금융상품인 고파이의 자금상환을 잠정 중단했다. 해당 상품들은 제네시스 캐피탈이 운영한다. 제네시스 캐피탈은 제네시스 트레이딩의 자회사다. 제네시스 트레이딩은 FTX 계좌에 1억7500만 달러가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네시스 캐피탈에 대한 고팍스의 상환 요구도 지연됐다.

다만, 바이낸스의 경영 참여가 본격화 되면 지난해 고팍스에 실명계좌를 발급해준 전북은행의 부담감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낸스는 본사의 정확한 위치와 재무제표 자산 등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또한, 장펑자오 바이낸스 대표를 비롯해 경영진이 자금세탁 혐의를 받고 있다.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해준 은행은 자금세탁방지의무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 바이낸스 리스크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포함해서 거래소와 은행의 관계에서 은행이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자신의 고객이 위험 있는 사업을 한다면 보수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최악의 경우 계좌 계약이 취소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팍스 관계자는 "사임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 봐야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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