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수사팀, 공수처 압수수색 인정한 법원에 ‘반기’…“재판부 심리미진”

입력 2023-02-07 14:19 수정 2023-02-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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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6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6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로 강제 수사를 받은 ‘전 수원지검 수사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압수수색이 부당하지 않다는 법원 판단에 반기를 들었다.

수사팀은 7일 입장을 내고 “어떠한 심리도 없이 1년이 지나서 나온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기각 결정에 대해 재항고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곽태현 판사는 1일 이정섭 부장검사(현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 등 수사팀이 신청한 준항고를 기각했다. 준항고는 재판장이나 검사, 사법경관 처분에 대해 법원에 제기하는 불복신청이다.

공수처는 2021년 5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이 전 고검장을 기소했다. 이 전 고검장 기소 후 공소장이 본인에게 전달되기 전 언론에 보도되면서 위법하게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공수처는 공소장 유출이 수사팀과 관련 있다고 판단, 11월 26일과 29일 공소사실 유출 의혹과 관련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는 수사팀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에 수사팀은 지난해 1월 5일 공수처의 압수수색이 위법하다며 준항고를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뉴시스)
▲서울중앙지법(뉴시스)

수사팀은 재판부의 판단을 반박하고 나섰다. 재판부는 ‘기소 후 공소장 유출’에 대해 “명시적 법령, 판례가 없는 상황에서 본건 범죄사실이 처벌될 수 없다는 점이 명백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 이에 수사팀은 “공소사실의 개념상 기소 이후 공소사실을 공무상 비밀이라고 할 수 없고 기소와 동시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실무와도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는 ‘허위내용의 영장청구로 판사를 기망해 영장을 발부받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수사팀은 “영장청구 검사가 이를 알고 청구한 것인지가 아니라 영장발부한 판사가 허위내용의 청구에 속아 발부한 것인지가 문제인데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을 누락했다”고 했다.

‘파견경찰관의 압수수색 참여는 위법’이라는 주장에 재판부는 “공수처법상 수사보조 공무원은 특별한 제한 없이 파견받을 수 있고 해당 영장 집행은 공수처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보조하는 행위이므로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수사팀은 “수사기록상 수사팀장으로 파견된 경찰이 기재돼 있다”며 “보조역할을 넘어 수사를 주도한 증거가 있음에도 이 부분 판단을 누락했다”고 비판했다.

‘임시보관함’과 ‘삭제편지함’이라고 기재된 공수처의 압수수색 영장이 위법하다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영장 기재 명칭과 실제 전산상 저장공간 구획 명칭이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확장 또는 유추 해석이 아니므로 ‘임시저장함’ 등에 대한 영장 집행은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수사팀은 “영장 기재 문언의 엄격해석 원칙을 천명한 대법원 판례와도 배치된다”고 항변했다.

또한 재판부는 ‘공수처의 수사권 남용’이라는 수사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수사팀은 “준항고인들이 제시한 각종 근거자료에 대한 심리나 판단 없이 보복 목적의 수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것은 심리미진에 해당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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