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1조 가치' 유니콘기업 22개사 '역대 최다'...지역 및 업종 쏠림 '여전'

입력 2023-02-09 16:26 수정 2023-02-0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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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경기불황 등으로 인한 투자 심리 악화에도 지난해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이 역대 최다인 22개 사로 늘었다. 모바일게임 개발 기업 '시프트업'과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여기어때컴퍼니 등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유니콘 기업 대부분이 내수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업체에 집중되고, 수도권 편중이 극심하다는 지적이 여전히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말 기준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인 국내 유니콘기업이 전년(18개 사) 대비 4곳 늘어난 22개 사라고 9일 밝혔다. 미국 기업 분석회사 ‘CB 인사이트(Insights)’ 등재 14개 사에 중기부가 투자업계, 국내외 언론 등을 통해 추가 파악한 8개 사를 더한 수치다. 그 동안 국내 유니콘은 △2018년 6개 사 △2019년 10개 사 △2020년 13개 사 △2021년 18개 사로 증가해 왔다. 이번 집계치는 국내 유니콘 기업 통계 이래 최다 규모다.

이번에 신규 진입한 유니콘 기업은 모두 7개 사다. 다만 기존 유니콘 기업 중 3개 사가 상장 및 인수·합병 등으로 유니콘을 졸업하면서 4개 사가 순증했다.

특히 이번 신규 기업 진입은 지난해 복합 경제위기로 글로벌 유니콘 탄생이 52% 넘게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의미가 크다.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신규 유니콘은 2021년 539개 사였지만 지난해 258개 사에 그쳤다. 글로벌 경기 불황와 3고(3高,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으로 국내 경기가 침체돼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니콘 대열에 새롭게 합류한 기업은 메가존클라우드를 비롯해 시프트업·아이지에이웍스·여기어때컴퍼니·오아시스·트릿지·한국신용데이터다. 메가존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구축과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니콘에 등재됐다. 시프트업은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애서 매출 1위 게임(데스티니 차일드·승리의 여신:니케)을 개발한 모바일 게임 스타트업이다.

아이지에이웍스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분석하고, 기업에 맞는 마케팅을 제공한다. 2020년 중기부의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에 선정된 바 있다. 여기어때컴퍼니는 숙소 예약을 비롯해 항공권, 맛집 예약 등이 가능한 여행 종합 플랫폼이다.

오아시스는 국내 새벽배송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24시간 신선식품 배송 업체다. 이달 코스닥 상장 예정으로 상장이 이뤄질 경우 ‘이커머스 상장 1호’ 타이틀을 쥐게 된다. 트릿지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농·축·수산물 데이터 및 무역 플랫폼으로 지난해 비유니콘 특별보증에 선정된 뒤 후속 투자를 받아왔다. 국내 농업계에서 처음으로 유니콘 대열에 올라섰다. 한국신용데이터는 2020년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에 선정된 뒤 경영관리 솔루션 ‘캐시노트’를 중심으로 200만 개 이상의 사업장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내 유니콘 기업이 이처럼 양적확대를 이루고 있지만 지역 및 분야의 쏠림현상이 극심하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유니콘 7곳 중 6곳이 서울 소재 기업이다. 나머지 한 곳 역시 경기도 성남에 위치해 7곳 모두 수도권에 편중돼 있다. 업종이 플랫폼과 내수에 집중돼 있는 것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흔히 알려져 있는 '직방', '컬리', '버킷플레이스', '무신사', '야놀자', '리디' 등을 비롯해 신규 진입한 오아시스, 여기어때컴퍼니 등 대부분이 국내시장 기반의 플랫폼 업체다. 통상 플랫폼 산업은 기술력이 필요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많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1월 스타트업·벤처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5년동안 2조 원을 투입해 초격차 스타트업 1000개를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시스템반도체를 비롯해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AI(인공지능) △사이버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 등 세계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10대 분야가 포함된다. 또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과 글로벌 펀드 조성 확대 등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 방안도 내놨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지난해 스타트업의 경영 환경이 어려웠는데도 국내 유니콘 기업 탄생뿐 아니라, 졸업도 가장 많았다”며 “필요한 자금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해 벤처캐피탈에 투자촉진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기술보증 규모도 확대했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민간 벤처모펀드, 복수의결권 도입 등 벤처기업의 경영을 활성화 하는 방안을 조속히 추진해 유니콘이 지속적으로 탄생할 수 있는 벤처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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