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뇌전증 병역비리’ 프로배구‧축구선수 등 47명 기소

입력 2023-02-09 18: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배구 조재성 등 운동선수 8명…배우 송덕호도 포함

브로커 구씨, 300만~6000만원씩 총 6억3425만원 챙겨
다른 브로커 김씨‧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 건 계속 수사

프로배구 선수 조재성(28‧OK금융그룹) 씨 등 허위 뇌전증 진단으로 병역 등급을 낮추거나 면제받은 병역면탈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박은혜 부장검사)는 9일 프로스포츠 선수와 배우 등 병역면탈자 42명과 이들을 도운 가족‧지인 5명 등 모두 47명을 병역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뉴시스)
(뉴시스)

검찰에 따르면 병역면탈자 42명은 브로커 구모(47‧구속기소) 씨로부터 ‘맞춤형’ 시나리오를 건네받아 뇌전증 환자 행세를 한 뒤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고, 이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거나 등급을 낮춘 혐의를 받는다.

의뢰인들은 뇌전증 발작이 왔다며 119에 신고해 응급실에 실려 가고 동네 병‧의원과 대학병원 등 3차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며 1~2년에 걸쳐 뇌전증 환자라는 허위기록을 만들었다.

이들은 뇌파검사에서 이상이 나오지 않더라도 발작 등 임상 증상을 지속적으로 호소하면 진단받을 수 있는 뇌전증의 특성을 악용했다.

구 씨는 이들이 가짜 환자로 들통 나지 않도록 병원 검사 전에 실제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시키고 점검하기도 했다. 서둘러 군 면제를 받아야 하는 의뢰인에게는 발작 등을 허위로 119에 신고해 대학병원 응급실에 보냈다.

함께 기소된 가족과 지인들은 브로커와 직접 계약하고 대가를 지급하거나, 119 신고 과정에서 목격자 행세를 하는 등 병역 면탈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병역면탈자들은 구 씨에게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각각 300만~6000만 원을 건넸다. 구 씨가 이들에게서 받은 돈은 6억3425만 원에 달한다.

이들은 검찰과 병무청 조사에서 모두 범행을 자백했다.

기소된 병역면탈자 중에는 조 씨 이외에도 프로축구‧골프‧배드민턴‧승마‧육상‧조정 등 운동선수 8명과 조연급 배우 송덕호(30) 씨 등이 포함됐다.

구 씨는 2020년 2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신체검사를 앞둔 의뢰인과 짜고 허위 뇌전증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게 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지난해 12월21일 구속 기소됐다.

구씨는 지난달 27일 첫 공판에서 병역법 위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구했다.

검찰은 또 다른 브로커 김모(38‧구속기소) 씨와 의뢰인들은 물론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의 병역면탈 의혹도 계속 수사 중이다.

병역면탈자들은 유죄가 확정되면 병역판정을 새로 받고 재입대해야 한다.

병역법 제86조를 보면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으려고 속임수를 쓴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면탈행위가 드러나면 기존 병역처분이 취소돼 병역판정검사를 다시 받고 복무해야 한다. 징역 1년 6개월 이상 실형을 선고받으면 전시근로역에 편입되지만 병역면탈자는 제외된다.

박일경 기자 ekpark@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트럼프 관세 위협에… 멕시코 간 우리 기업들, 대응책 고심
  • 韓 시장 노리는 BYD 씰·아토3·돌핀 만나보니…국내 모델 대항마 가능할까 [모빌리티]
  • 비트코인, 9.4만 선 일시 반납…“조정 기간, 매집 기회될 수도”
  • "팬분들 땜시 살았습니다!"…MVP 등극한 KIA 김도영, 수상 소감도 뭉클 [종합]
  • '혼외자 스캔들' 정우성, 일부러 광고 줄였나?…계약서 '그 조항' 뭐길래
  • 예상 밖 '이재명 무죄'에 당황한 與…'당게 논란' 더 큰 숙제로
  • 이동휘ㆍ정호연 9년 만에 결별…연예계 공식 커플, 이젠 동료로
  • 비행기 또 출발지연…맨날 늦는 항공사 어디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11.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0,765,000
    • -1.57%
    • 이더리움
    • 4,637,000
    • -3.56%
    • 비트코인 캐시
    • 686,000
    • -1.93%
    • 리플
    • 1,918
    • -4.62%
    • 솔라나
    • 321,800
    • -4.17%
    • 에이다
    • 1,297
    • -6.22%
    • 이오스
    • 1,103
    • -2.56%
    • 트론
    • 268
    • -3.25%
    • 스텔라루멘
    • 626
    • -11.9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900
    • -3.01%
    • 체인링크
    • 23,930
    • -5.08%
    • 샌드박스
    • 860
    • -14.7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