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국 이상 휘젓고 다닌 중국 풍선 뜯어보니

입력 2023-02-1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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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에 다중 안테나·전력 생성용 태양광 패널 탑재”
FBI, 풍선 잔해 수거해 본격 분석 나서
국무부·백악관, 정찰 풍선 관련 제재 시사

▲미국 연방수사국(FBI) 증거대응팀 요원들이 9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퀀티코의 FBI 연구소에서 수거한 중국 정찰풍선 잔해를 정리하고 있다. 퀀티코/AP연합뉴스
▲미국 연방수사국(FBI) 증거대응팀 요원들이 9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퀀티코의 FBI 연구소에서 수거한 중국 정찰풍선 잔해를 정리하고 있다. 퀀티코/AP연합뉴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이 5개 대륙에 걸쳐 40개국 이상의 영공에 정찰 풍선을 띄웠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국무부는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4일 격추된 중국 풍선의 잔해를 회수해 분석을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정보를 공개하며 이 같이 발표했다. 국무부는 해당 풍선에 통신과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다중의 안테나와 전력 생성하는 태양광 패널이 탑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U-2 정찰기 2대를 동원해 촬영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중국 고고도 풍선이 신호정보 수집을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정찰 풍선에 통신을 수집하고 지리적 위치를 파악하는 다중 안테나는 물론 다중 능동 정보수집 센서를 작동할 만큼 큰 태양광전지판이 장착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두 정보 정찰용 장비로, 중국이 주장하는 기상기구 탑재 장비와는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이 5개 대륙에 걸쳐 40개국 이상의 상공에서 이러한 정찰 풍선을 운용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무부는 6일 40개국 미국 주재 대사관의 150명에 달하는 외교관들에게 관련 내용을 브리핑했고, 여기에는 한국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도 현지에 있는 해외 대사관들에게 6일부터 7일까지 이틀에 걸쳐 정찰 풍선에 대해 파악한 내용을 브리핑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국무부는 이어 "풍선을 구성하는 요소를 이해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정보"이라면서 "추후에 제기될 수 있는 '범죄(criminal) ' 혐의에 대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BI는 이번 격추된 풍선 잔해 분석에 착수했다. 현재까지는 수면에 있었던 풍선 천, 일부 전자장치 등 부품만 확보해 아직 정찰 풍선 운용 의도나 작동 방식을 아직 판단하지 못했다고 FBI 관계자는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 영공에 진입한 정찰 풍선과 관련해 제재를 시사했다. 국무부는 해당 풍선이 중국 인민해방군(PLA)과 연계된 제조업체와 함께 정찰을 위해 개발된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의 주권과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며 이와 관련해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정찰 풍선의 영공 침범을 지원한 중국군과 연계 조직에 대한 조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해당 풍선이 중국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정찰용이 아니라 기상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 통제력을 상실해 미국 영공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날 미국 의회에서는 국방부와 국무부, 정보담당 기관장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됐다. 공화당은 중국 정찰 풍선이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되기 전까지 미국 본토를 가로질러 이동하도록 한 미국 정부의 대처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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