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리, 더는 못 버팁니다" 불법사금융에 내몰리는 취약계층

입력 2023-02-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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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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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과 법정 최고금리 제한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으로 유동성 악화를 우려한 2금융권이 일제히 대출에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돈 빌리기 어려워진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정 최고금리가 낮아지면서 저신용자의 합법적인 대출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이수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2021년 최고금리 인하 이후 대부 이용자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7월 이후 1년간 최소 1만8000명에서 최대 3만8000명이 대부 대출 시장에서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21년 7월 법정최고금리를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업 이용자는 2021년 6월 말 3만7906명에서 지난해 6월 말까지 9437명(24.9%)감소했다. 이중 66.3%(6254명)이 1ㆍ2금융권에서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정책금융을 이용하면서 대부업에서 벗어났다.

반면, 대부이용자 감소분의 최소 10.6%에서 최대 23.1%은 대부업 대출 시장에서 밀려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해 6월 말 신용평점이 350점 이하인 경우로, 장기 연체 등으로 인해 대부 대출이 승인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조달금리 상승 등에 따라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커진 2금융권과 대부업이 서민층에 대한 대출 공급 규모를 줄이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대부업계 1위 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가 신규 대출을 중단했고, 12개 대부업체가 신규 대출의 문을 닫은 상황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2ㆍ3금융권 업체들이 조달금리 상승을 이유로 신규대출을 중단하는 것과 관련해 대출 규모를 줄이지 말고, 서민금융창구로서의 역할을 지속해달라고 강조해왔다. 지난달 금융위는 ‘서민금융 현황 점검회의’에서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사, 대부업체 등 서민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서민금융 지원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출 시장에서 금융취약계층이 배제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높은 부채상환부담으로 생활고를 겪는 취약계층을 선별해 저금리 정책금융을 공급하는 등 재정을 위한 보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책금융 공급 확대 방침을 밝혔다. 제1ㆍ2금융권인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해 ‘상향 이동’으로 분류되는 계층을 늘리기 위함이다.

금융위는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정책서민금융 연간공급 규모를 10조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3월에는 저신용ㆍ저소득 취약차주에게 최대 100만 원을 신속 지원하는 ‘긴급 생계비 대출’ 도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밖에 서민금융 대출한도 증액조치 적용 기한을 올해에도 연장하고 성실상환 청년에게는 채무조정 중이더라도 햇살론 유스 지원과 햇살론 카드 보증한도를 최대 300만 원까지로 증액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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