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노트북 시장 ‘게임체인저’ 기대감↑
무게ㆍ화면 빛 반사ㆍ캡스락 키는 아쉬워
“천지개벽 수준” 일주일간 사용한 ‘갤럭시 북3 프로’ 16인치 모델의 감상평이다.
갤럭시 북3 프로(이하 갤북3 프로)는 이달 초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의 숨은 주인공이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 사장을 가리켜 ‘노태북’이라고 별칭할 정도로 해당 제품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노트북 사용자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성능ㆍ디자인ㆍ가격이 기대 이상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갤럭시 북1 프로(13.3인치)’를 사용 중인 기자는 그 화제의 주인공을 만났다. 크기가 다른 모델이어서 완벽한 비교는 어렵지만 전작 대비 어떤 점들이 개선됐는지 집중 비교했다.
외관부터 꽤 바뀌었다. 이번에 만져본 갤북3 프로(16인치)는 그라파이트 색상이다. 갤북1 프로 대비 훨씬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는데 애플의 맥북 프로ㆍ맥북 에어와 같은 ‘풀 알루미늄’ 마감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윈도우 노트북계의 맥북이라는 칭호도 어색하지 않은 듯하다.
다만 지문이 다소 좀 묻는다는 점과 소재 변경으로 무게가 늘어났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무게는 각각 1.17kg(14인치), 1.56kg(16인치)으로 전작들에 비하면 무거운 편이다. 갤럭시 북1 프로(13.3인치)는 약 880g이다.
특히 16인치의 경우 쾌적한 화면, 성능은 장점이지만 휴대하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휴대성을 고려하면 14인치 모델이 더 적합하다. 14인치 모델은 1.24kg M2 맥북 에어(13인치)보다도 약간 가볍다.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은 바로 디스플레이다. 갤럭시 북1ㆍ2 사용자들 사이에선 디스플레이와 화질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있었다. 갤럭시 북1 프로에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이 채택됐었지만 FHD(1920 x 1080)로 선명한 화질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반면 갤럭시 북3 프로는 3K 해상도(2880 x 1800)의 다이내믹 AMOLED 2X 디스플레이다. 120Hz의 주사율도 지원한다.
사용자들 사이에선 “드디어 바뀌었다”며 디스플레이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갤북1 프로를 옆에 두고 비교해 보니 차이가 확실했다. 단순 문서작업만 해도 텍스트가 훨씬 선명했고 영상 시청 시엔 더 체감됐다.
사운드도 인상적이다. 기존 갤북1 프로의 스피커는 음악 듣기도 힘들 정도였고 지직거리는 현상도 잦았다. 이번 신제품은 AKG 쿼드(4개) 스피커(최대출력 5W 우퍼 2개ㆍ2W 트위터 2개)로 훨씬 맑고 듣기 편했다. ‘돌비 애트모스’ 3D 공간 음향을 설정해 음악을 감상했을 땐 “진짜 좋아졌네”라는 말이 나왔다.
이 밖에 인텔 13세대 프로세스로 속도도 더 빨라졌다. i7이 아닌 i5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문서 작업도 쾌적했고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임 역시 매끄럽게 구동됐다.
몇 가지 아쉬움도 있었다. 디스플레이에 논 글레어(안티 글레어) 적용이 되지 않아 빛 반사가 꽤 신경 쓰였다. 개별적으로 저반사 필름, 안티 글레어 필름 등을 활용하면 그나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약 2년간 기존 갤럭시 북을 사용하면서 개인적으로 불편했던 부분이 있다. 바로 ‘캡스락(Caps Lock) 키’다. 정확히는 캡스락 키가 눌렸는지 안 눌렸는지 알려주는 ‘알림 불빛’이다.
맥북에서는 대소문자를 바꿔주는 이 캡스락 버튼에 ‘초록색’으로 알림 불빛이 나온다. 반면 갤럭시 북은 이번 신제품에서도 여전히 ‘흰색’을 고수하고 있었다.
자연광 아래나 실내에서 해당 버튼이 눌렸는지 안 눌렸는지 구분이 쉽지 않아 비밀번호, 영문 텍스트를 입력할 때 특히 불편함을 겪은 경험이 있다. 다음 모델에선 초록색과 같은 눈에 띄는 색으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갤럭시 북3 프로에 대한 높은 관심이 충분히 이해됐다. 여전히 삼성 노트북이 전 세계 노트북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대지만, 이번 신제품이 잠자는 글로벌 노트북 시장을 깨우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의 노트북 점유율을 높여줄 비장의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