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0명’ 튀르키예 강진 속 살아남은 도시 있었다

입력 2023-02-1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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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시내의 무너진 건물들(연합뉴스)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시내의 무너진 건물들(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기준 사망자 3만4000명 이상의 인명 피해를 낳은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에도 건물 한 채 무너지지 않은 도시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이날 비즈니스터키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동남부 도시 에르진(Erizin)시는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를 강타한 규모 7.8과 7.6 강진에도 한 명의 사상자도 내지 않았다. 인구 4만2000명의 도시 에르진은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하타이주(州)에 자리해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시장의 결단력에서 찾았다. 외케스 엘마소글루 에르진시장은 “에르진에서는 인명 피해가 없었다”고 전하며 “에르진에서는 지진으로 인한 건물도 무너지지 않아 건물 잔해도 생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 피해를 당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불법 건축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케스 시장은 “불법 건축을 허락하지 않자 어떤 이들은 나에게 화를 냈다”며 “많은 사람과 사이가 나빴지만 내 양심만은 편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법 건축으로 벌금을 물게 된 먼 친척의 요청에도 자신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튀르키예 현지 언론은 이번 지진 피해가 커진 원인을 정부의 부실공사 방조와 ‘지진세’의 불분명한 활용처 등에 있다고 분석한다.

이번 지진의 진원지와 가까웠던 튀르키예 남부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주도 아래 ‘건설 붐’이 일어났던 지역이다. 당시 제대로 된 내진설계 없이 건물을 올려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 매체 분석이다. 실제로 지진 현장에서는 방진 규제를 통과했음에도 붕괴한 신축 건물들이 여러 채 발견됐다. 당국이 그간 부실시공 건축 업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 없이 사면을 반복했다는 사실도 국민 분노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6조 원에 달하는 ‘지진세’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규명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1999년 1만7000여 명의 사망자를 낳은 서북부 대지진 이후 약 20년간 880억 리라(약 5조9000억 원)에 달하는 지진세를 걷어왔다. 그러나 정부는 이 세금이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였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튀르키예 당국은 부실 공사 책임이 있는 건축업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해 건설 관계자 100명 이상을 구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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