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직장인 대상 익명 앱 ‘블라인드’의 SM 라운지(SM엔터 직원 전용 게시판)에서는 하이브의 SM엔터 인수 시도에 대한 익명 투표가 진행됐다. △SM엔터 현 경영진과 카카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하이브 중 한쪽을 택하도록 한 설문조사에는 13일 오전 기준 총 213명이 참여했다.
이는 SM엔터 총 직원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로, 이 가운데 33명(15%)만이 이수만 전 총괄과 하이브의 인수를 더 선호한다고 투표했다. 85%에 해당하는 181명은 반대편에 표를 던져 대다수가 하이브의 SM엔터 인수 시도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게시글에 달린 댓글에 따르면 SM엔터 직원들은 이번 사건으로 “SM직원으로서의 자부심에 타격을 받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코로나 시국 끝나고 콘서트도 많아지면서 회사 실적도 좋아지고, 역시 그래도 우리가 근본의 SM인데 열심히 해서 다시 1등해보자는 마음으로 일은 버겁지만 하루하루 작은 기대감을 가졌다”면서 “이제는 그런 것도 박탈 당한 느낌이다. 모든 전통과 역사를 부정당하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하이브는10일 오전 SM엔터 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의 보유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다음 달 1일까지 소액 주주들의 주식을 공개 매수해 이미 확보한 14.8% 이외의 발행주식총수 약 25%를 확보하기 위한 공개 매수에 돌입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성공한다면 SM엔터 지분 39.8%를 보유해 경영권을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하이브는 SM엔터의 경영권을 가져가더라도 이수만 전 총괄의 경영복귀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확고히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