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소환도 없어”…서울중앙-수원지검 병합
‘친명’ 정성호 민주당 의원 말맞추기 의심에
검찰 “사안 엄중히 판단…필요 조치 취할 것”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조만간 결정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4일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의 진술 태도나 현재까지 수사 경과를 볼 때 추가 출석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지금까지 진행한 수사 내용과 두 차례 출석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금명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추가 수사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대표에 대한 두 차례 출석 조사에서 본인이 직접 보고 받고 승인한 다수의 관련 자료와 물증을 제시하며 심문했다”면서도 “다만 이 대표가 구체적인 입장을 답변하지 않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빠르면 이번 주 내에 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검찰은 구체적인 시기를 못 박는 데 조심스런 입장이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수사 중인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병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인지에 대해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사) 진행 사항을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선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결국 묶인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검찰은 기존 수사 중이던 대장동·위례 신도시 사업에서 ‘판교 호텔 특혜 의혹’,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까지 수사 범위를 넓힌 상태다. 당초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들여다보다 지난달 28일 이 대표의 서울중앙지검 조사를 앞두고 사건을 넘겨받았다. 일선 청에 분산된 수사력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로 집중시키는 분위기다.
이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정성호 의원이 구속된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상임 부원장을 접견한 일을 두고 일각에서 회유로 의심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친명 좌장인 정 의원이 최측근이자 공모자 두 사람을 접견한 부분은 이 두 사람에 관한 재판이 아니라 향후 이 대표 수사를 염두에 두고 입단속 시킨 게 아니냐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안을 엄정히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한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을 증거인멸로 조사할 수 있느냐’고 묻자 “사안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취지이고, 당장 증거인멸 수사를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이자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 340억 원 상당을 수표로 인출해 차명 오피스텔, 대여금고에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21년 9월 김모 씨 등으로 하여금 대장동 사건의 증거가 저장된 본인의 휴대전화를 불태워 버리게 하고, 작년 12월 법원이 추징보전명령을 내리자 이에 대비해 박모 씨로 하여금 142억 원 가량의 수표를 은닉하도록 해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만배 씨 은닉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50억 클럽’ 로비자금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곽상도 전 의원은 2021년 4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과 상여금 명목으로 50억 원(세금 등 제외 25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50억 클럽 진상을 규명하고자 방대하고 치밀한 자금 추적이 필요해 새로운 수사팀 구성 이후 별도 자금 추적 전담팀을 두고 범죄수익 은닉에 필요한 수사를 지속해 왔다”면서 “이번 김만배 씨 구속영장 청구도 자금 추적 등 로비 의혹 수사에 필요한 조치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전날 서울중앙지검은 곽 전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1심 법원의 판단에 불복해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에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 수뇌부는 무죄 판결에 정치권은 물론 국민적 공분이 일자 사안을 직접 챙기며 엄정 대응을 주문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선고 이튿날인 9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1심 판결 분석 내용과 향후 계획 등을 대면 보고받고 엄정 대응을 당부했다. 공판팀장인 유진승 국가재정범죄합수단장에게 공판 업무에 만전을 기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송 지검장 역시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던 1차 수사팀 4명으로부터 판결 분석 결과와 향후 공소 유지 계획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는 고형곤 4차장검사와 강백신 반부패수사3부장이 배석했으며 공소 유지 대책과 ‘50억 클럽’, 곽병채 씨 고발 등 관련사건 수사 방향을 논의했다. 검찰은 1심 판단을 뒤집기 위해 공소 유지 인력 또한 확충했다.
박일경‧이수진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