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분쟁’에 설레는 개미들…주식 언제 팔까요 [이슈크래커]

입력 2023-02-15 16:26 수정 2023-02-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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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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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SM주가가 치솟고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은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와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문제 삼은 데서 시작했는데요. 카카오가 SM 2대 주주로 합류하자, 최대주주 이수만 전 총괄이 하이브와 손을 잡고 반격에 나서며 인수전이 가열되는 모양새입니다.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7일 이후 약 일주일 만에 주가가 26.68% 상승해 개인투자자들은 환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은 팔아야 진짜 내 돈이 되는 것이죠. 과연 언제 팔아야 '잘 파는' 것일까요.

탈(脫)이수만 선언에 주가는 ‘껑충’

이 전 총괄 1인 프로듀싱 체제에서 벗어난다는 SM의 선언은 주가 상승의 신호탄이었습니다. 3일 발표된 미래 사업 계획안 ‘SM 3.0’이 방아쇠를 당겼죠. SM 3.0은 이 전 총괄 배제와 멀티 제작센터 및 레이블 체제 도입을 골자로 합니다. 이를 위해 SM 경영진은 카카오와 손을 잡았는데요. 이 전 총괄이 대항마로 하이브를 끌어들이며 분쟁이 격화했습니다.

하이브는 SM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발행주식총수의 25.0% 수준인 보통주 595만1826주를 주당 12만 원에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더하면 최대 38.8%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SM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14일에는 일부 언론에서 “카카오가 CJ그룹까지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해 매수 열기가 한층 뜨거워졌습니다. CJ 측이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열기는 여전합니다. 15일 오전 10시께 12만 원 선을 넘은 SM 주가는 한때 12만7900원까지 오른 후 12만 원대를 유지 중입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12만 원 돌파했는데…공개매수 응모할까 매도할까

개인투자자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가장 안정적인 방법은 공개 매수에 응모해 12만 원에 파는 겁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SM 주가가 최근 여러 호재로 급등해 추가 상승 여력이 적다고 판단했습니다. 주가가 12만 원에 근접하되, 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죠.

주가가 12만 원을 밑돈다면 공개매수에 응모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공개매수는 삼성증권을 통해 1일까지 가능합니다. 이날 기준 현재로서는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사라졌습니다. 다만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변하고 있어 주가 하락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유의할 점은 양도소득세를 계산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공개매수 응모는 장외 매매에 해당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죠. 상장주식은 한 종목을 10억 원 이상 보유하거나 코스닥 2% 이상인 대주주가 아니면 양도소득세 납부 의무가 없지만, 장외주식은 2023년부터 소액주주에게도 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부과합니다. 매매 차익에서 기본공제액 250만 원을 공제한 ‘과세표준’에 양도세율 11~33%(지방소득세 포함)를 부과한 금액이 양도소득세인데요. 중견기업인 SM의 주식은 기본적으로 20%의 세율을 적용받습니다.

공개매수 후까지 고려해야

카카오가 12만 원 이상의 주당매수가격을 제시하며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카카오는 1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국부펀드(PIF)로부터 1조2000억 원을 조달해 자금력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SM과의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하이브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이에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12만 원보다 더 높은 가격이 SM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케이팝의 약진과 더불어 프로듀싱 체제 변화에 대한 기대감에 증권가는 대개 SM의 장기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감 이후 주가가 오르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13일 목표주가는 12만7000원으로 올렸지만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내렸는데요. 이 연구원은 “SM은 NCT, 에스파, 월드투어 등 엔터 본업 성장과 라이크기획 이슈 해소 그리고 이로 인한 2023년 증익 모멘텀도 충분하다”면서도 “3월 주주총회의 경우 현재가 아닌 작년 말 주주의 의사에 의존하기에 최대지분과 경영진이 한배를 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너지까지는 기다려 봐야 한다”고 짚었죠.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SM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SM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향방은 법원·공정위 손에

앞으로의 관건은 ‘가처분 신청’과 ‘공정위 심사’입니다. 교보증권은 향후 주요 포인트 중 하나로 SM 최대주주인 이 전 총괄이 10일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꼽았습니다. 7일 카카오가 SM 발행 신주 약 123만 주와 전환사채 약 114만 주를 인수해 SM 전체 지분의 9.05%를 확보한 것에 반발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인데요. 신주 및 전환사채는 긴급한 경영상 필요가 있을 때만 허용되는데, 현재 SM의 상황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전 총괄 측의 주장입니다. 첫 심문기일은 22일로 예정됐죠.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하이브가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신주발행이 경영상 목적이 아닌 경영권 분쟁 속 지배권 방어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판결 여부와 하이브의 공개매수 종료일 이전 판결이 내려질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분 확보에 실패한 카카오가 맞불 작전을 재차 시도할지도 변수입니다.

하이브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경쟁심사를 통과할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공정위가 하이브의 SM 인수를 독과점으로 보면 지분 인수 제한 등의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 연구원은 “공정거래법상 자산 또는 매출 3000억 원 이상 기업이 자산 또는 매출 300억 원 이상 상장사 주식 15% 이상을 취득하기 위해선 해당 기업결합이 산업 내 경쟁을 제한하는지 판단하는 경쟁심사를 통과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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