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마루이 비디오’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윤 감독은 면서 “자본의 논리로 따지면 굉장히 위험한 장르임에도 과감하게 투자해주신 분들 덕에 완성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루이 비디오’는 오래전 벌어진 살인사건의 현장 영상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 형상이 찍혀 있다는 이야기를 접한 다큐멘터리 PD(서현우)와 기자(조민경)가 당시 영상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초현실적인 공포 상황과 맞닥뜨리는 이야기다.
사건 취재 과정을 보여주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와 유사한 형태로 전개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이자 누군가가 촬영해둔 살인사건 현장 영상을 발견하는 형태의 파운드푸티지 장르를 취한다.
윤 감독은 “‘목두기 비디오’를 만들 때만 해도 한국에는 파운드푸티지라는 장르 자체가 없었고 관객에게도 ‘블레어 위치’ 정도의 작품만 알려져 있었다”면서 “당시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것이 알고싶다’같은 르뽀 형태로 만들어 마치 사실처럼 느껴지게 해야만 관객이 몰입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년이 지나 이제는 페이크 다큐나 파운드푸티지라는 것이 하나의 장르처럼 인식돼 있는 만큼, 가짜처럼 보일 거라는 우려 때문에 마음에 꾹꾹 눌러두기만 했던 장르적인 연출을 더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새 작품을 내놓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마루이 비디오’는 20년 전 선보인 53분 짜리 '목두기 비디오'와 동일한 이야기 구성과 전개를 따르되, 후반부의 무당 시퀀스로 오컬트 장르의 비중을 크게 늘렸다.
촘촘하게 구성된 초반부의 취재 내용이 미스터리를 강화하고, 종종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데 성공하면서 장르적 역할에 충실한 편이다. 다만 무속과 원혼 등 오컬트 공포영화에 특화된 소재를 활용한 후반부는 관객의 이해와 선호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다.
‘마루이 비디오’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PD 역을 맡은 서현우는 “처음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 시나리오가 아닌 취재일지 형태의 글을 받았다”면서 “배우로 활동하면서 어떨 때는 (연기 이상으로) 실제적인 체험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는데 이 작품이 그런 체험을 시켜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후반부의 오컬트 공포 시퀀스에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취재기자 역을 맡은 조민경은 “실제 굿 영상을 촬영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연기를 준비했다”면서 “주로 어둡고 그늘진 곳에서 촬영하는 일이 많았는데 아주 잠깐 혼자 있어야 했던 순간이 굉장히 길게 느껴질 정도로 공포를 느꼈다”고 연기 소감을 전했다.
‘마루이 비디오’ 22일 CGV 단독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8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