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정책' 완전 분리...1급 조사관리관 신설

입력 2023-02-1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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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심인 이의제기 절차 신설ㆍCP 부서 우선 조사 금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제공=연합뉴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제공=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 조직을 조사-정책 부서로 완전 분리하고, 조사 부서를 총괄하는 조사관리관(1급) 자리를 신설한다. 사건처리 과정에서 조사-정책 기능별 책임성·전문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공정위의 조사를 받는 기업이 공정위의 과도한 자료 수집에 이의를 제기하고 이미 제출된 자료의 반환도 요구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한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16일 사건처리 절차·기준 정비, 사건처리 역량 강화, 조직개편 방안 등을 포함한 '공정위 법집행 시스템 개선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선 방안은 공정위 법집행의 예측가능성 및 효율성·전문성을 제고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이는 작년 8월ㆍ올해 1월 진행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게 공정위 법집행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조사·정책·심판의 기능별 분리를 위한 조직개편을 추진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우선 조사-정책 부서를 분리해 운영한다. 부서 분리를 통해 조사 부서가 사건 처리에 전념하고, 부서별 조직원의 신속성·책임성·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공정위 사무처(정책·조사 기능 혼재)를 정책부서와 조사부서로 완벽히 분리해 사무처장(1급)은 정책 기능을 맡고, 같은 1급인 조사관리관(가칭)을 신설해 조사관리관이 조사 기능을 전담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중 사건절차규칙, 조사절차규칙, 위임전결규정 등 사건처리 관련 규정을 개정해 사무처장이 조사관리관 업무에 관여할 수 없도록 명확히 규정할 것"이라며 덧붙였다.

공정위는 조사와 정책 국 수를 동일하게 구성하고, 하위 과 수와 인력 규모는 조사 분아에 비중을 더 둘 방침이다. 1급 직위를 신설하는 대신 국장과 과장 각 한 자리를 줄인다. 공정위 전체 인력 규모는 그대로 유지된다.

조사-정책 부서 분리 작업은 올해 상반기 내 완료할 계획이다.

심결의 독립성·공정성 강화를 위해 조사-심판 부서 간 분리 운영도 한층 강화된다. 조사 직원이 정책 부서를 거쳐야 심판 부서로 이동할 수 있도록 인사이동을 제한한다. 또 피심인(법 위반 혐의 사업자)이 심사관(조사 공무원)과 위원들(심판부)에 동등한 보고 기회를 부여하고,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 상정 이후에는 조사 공무원이 위원에 혼자 보고하지 못하도록 한다.

피심인의 절차적 권리 강화를 위해서는 현장조사 공문에 법 위반 혐의, 중점 조사대상 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적도록 해 조사권 남용을 막는다. 또한 조사공문에 기재된 조사 범위를 넘어서 자료가 수집된 경우 공식적인 반환 청구할 있도록 하는 이의제기 절차를 도입하고, 이미 자료를 수집했더라도 기업이 반환을 청구하면 심사위원회를 거쳐 반환·폐기토록 하는 절차도 신설된다.

조사 편의를 위해서는 CP팀·법무팀 등 기업 내 준법 지원 부서를 우선 조사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또 피조사 기업이 사건 담당 국·과장과 만나는 예비 의견청취절차를 신설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심의를 2회 이상 실시해 변론권을 충분히 보장한다.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해 사건 유형별 신속처리 시스템도 구축한다. 장기·시효임박 사건에 대한 단계별 특별관리 체계 마련, 대체적 분쟁해결 수단 활성화, 단순 질서위반 사건 지자체 이양 등이 주요 내용이다.

공정위는 조직 개편 등 법집행 시스템 개선으로 최소한 13개월 이내로 사건 처리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위원장은 "법 집행의 예측 가능성과 효율성이 제고되면 공정위에 대한 국민과 시장의 신뢰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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